지난달 구직급여(실업급여) 지급액이 1조 원에 육박하며 3개월 연속으로 최대치를 경신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고용위기 탓이다. 이달 중 실업급여 지급액이 1조 원을 돌파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11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지난달 실업급여 지급액은 9933억 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달보다 2551억 원(34.6%) 늘었다. 실업급여 지급액은 올 2월(7819억 원)과 3월(8982억 원)에 이어 3개월 연속 최대치를 기록 중이다.
지난달 일자리를 잃어 실업급여를 새로 신청한 인원은 지난해보다 3만2000명(33.0%) 늘어난 12만9000명. 4월 증가 인원으로는 통계를 작성한 1998년 당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이래 두 번째로 많다. 통상 매년 4월은 기업 채용이 늘면서 실업급여 신규 신청자가 줄기 마련이다. 하지만 올해는 코로나19 여파로 비자발적 실업자가 크게 늘었다.
실업급여 신규 신청자는 제조업 분야에 특히 몰렸다. 제조업에서 신규 신청자는 2만2000명으로 모든 업종을 통틀어 가장 많았다. 글로벌 금융위기 충격파가 휩쓴 2009년 4월 이후 최고 기록이다. 이어 도소매업(1만6300명), 인력공급·여행·전시·행사대행 등 사업서비스업(1만5700명), 보건복지업(1만3900명) 순으로 실업급여 신청자가 많았다.
지난달 고용보험 가입자 수도 지난해보다 16만3000명(1.2%) 늘어나는 데 그쳤다. 4월 기준으로 역대 최저다. 코로나19 이후 기업들이 신규 채용을 줄인 결과다. 특히 30대(30∼39세) 가입자는 5만7000명이 줄었다. 29세 이하 고용보험 가입자도 지난해보다 4만7000명 감소했다. 2030세대의 일자리가 10만 개 이상 줄어든 것이다.
권기섭 고용부 고용정책실장은 “연말까지 실업급여가 12조 원 정도 나갈 것으로 본다”며 “실업급여 지급액이 예상보다 빠르게, 많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연간 실업급여 지급액은 사상 최대인 8조900억 원. 올해 정부가 편성한 실업급여 예산은 9조5000억 원이다. 고용부는 3차 추가경정예산을 통해 실업급여 예산 3조4000억 원을 추가 확보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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