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취업자, 전년대비 47만6000명 감소…21년 만에 최악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5월 13일 09시 23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한국 고용시장이 21년 만에 최악의 성적표를 받았다. 청년 일자리가 많은 서비스업 등이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으며 청년 취업자 수도 글로벌 금융위기 수준으로 감소했다. 정부는 55만 개 이상의 직접일자리를 만들어낼 수 있는 대책을 조만간 만들겠다고 밝혔다.

통계청이 13일 내놓은 ‘4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 수는 2656만2000명으로 전년 대비 47만6000명 줄었다. 1999년 2월(―65만8000명) 이후 21년 2개월 만에 취업자 수가 가장 큰 폭으로 줄어든 것이다.

앞서 3월 취업자 수가 19만5000명 줄며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0년 2개월 만에 역성장한 데 이어 2개월 연속 내림세다.

감소 내역을 살펴보면 임시·일용직, 자영업과 청년 등 고용 취약계층이 직격탄을 맞았다. 임시직은 전년 대비 58만7000명 줄며 1990년 1월 이후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다. 일용직(―19만5000명)도 2016년 5월(―27만1000명) 이후 가장 크게 줄었다.

연령별로는 20대 이하 취업자 수가 1년 새 24만5000명 줄며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1월(―26만2000명) 이후 가장 크게 줄었다. 30~50대 취업자 수도 10만 명 이상 줄어든 반면 60대 이상 취업자 수는 27만4000명 늘며 고용 지표를 지탱했다.

업종별로는 외출 자제 등의 영향으로 서비스업(―44만4000명), 숙박·음식업(―21만2000명) 도소매(―12만3000명) 등의 감소폭이 컸다. 개학이 연기되고 학원 휴업이 지속되며 교육서비스업도 13만 명 줄었다. 수출 부진으로 제조업 취업자도 4만4000명 줄었다.

통계청 관계자는 “코로나19 감염 확산 방지를 위해 사람들이 외출과 모임을 자제하고 관광객 유입이 줄며 취업자 수가 감소했다”고 말했다.

고용률도 낮아졌다. 15세 이상 고용률은 59.4%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포인트 하락했다. 4월 기준으로는 2010년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15~29세 청년 고용률은 40.9%로 전년 동월과 비교해 2.0%포인트 하락했다.

채용시장이 전반적으로 얼어붙으며 구직 활동 없이 ‘쉬었음’ 인구는 43만7000명, 가사활동은 22만4000명 눌어나는 등 비경제활동 인구도 전년 대비 83만1000명 늘었다. 통계 작성을 시작한 2000년 6월 이후 역대 최대 증가폭이다.

고용위기에 취약한 일시휴직자 수는 113만 명 늘어난 148만5000명으로 두 달 연속 100만 명을 넘어섰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녹실회의를 열고 고용 충격 대응 방향을 논의했다. 홍 부총리는 “이번주와 다음 주 2주간 경제 중앙대책본부 회의에서 55만 개 플러스 알파의 직접일자리를 신속히 공급하는 방안 등을 집중 논의할 예정”이라며 “현재 준비 중인 3차 추가경정예산안의 조속한 국회 제출과 집행 준비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세종=송충현 기자 balg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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