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한국 고용시장이 21년 만에 최악의 성적표를 받았다. 청년 일자리가 많은 서비스업 등이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으며 청년 취업자 수도 글로벌 금융위기 수준으로 감소했다. 정부는 55만 개 이상의 직접일자리를 만들어낼 수 있는 대책을 조만간 만들겠다고 밝혔다.
통계청이 13일 내놓은 ‘4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 수는 2656만2000명으로 전년 대비 47만6000명 줄었다. 1999년 2월(―65만8000명) 이후 21년 2개월 만에 취업자 수가 가장 큰 폭으로 줄어든 것이다.
앞서 3월 취업자 수가 19만5000명 줄며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0년 2개월 만에 역성장한 데 이어 2개월 연속 내림세다.
감소 내역을 살펴보면 임시·일용직, 자영업과 청년 등 고용 취약계층이 직격탄을 맞았다. 임시직은 전년 대비 58만7000명 줄며 1990년 1월 이후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다. 일용직(―19만5000명)도 2016년 5월(―27만1000명) 이후 가장 크게 줄었다.
연령별로는 20대 이하 취업자 수가 1년 새 24만5000명 줄며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1월(―26만2000명) 이후 가장 크게 줄었다. 30~50대 취업자 수도 10만 명 이상 줄어든 반면 60대 이상 취업자 수는 27만4000명 늘며 고용 지표를 지탱했다.
업종별로는 외출 자제 등의 영향으로 서비스업(―44만4000명), 숙박·음식업(―21만2000명) 도소매(―12만3000명) 등의 감소폭이 컸다. 개학이 연기되고 학원 휴업이 지속되며 교육서비스업도 13만 명 줄었다. 수출 부진으로 제조업 취업자도 4만4000명 줄었다.
통계청 관계자는 “코로나19 감염 확산 방지를 위해 사람들이 외출과 모임을 자제하고 관광객 유입이 줄며 취업자 수가 감소했다”고 말했다.
고용률도 낮아졌다. 15세 이상 고용률은 59.4%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포인트 하락했다. 4월 기준으로는 2010년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15~29세 청년 고용률은 40.9%로 전년 동월과 비교해 2.0%포인트 하락했다.
채용시장이 전반적으로 얼어붙으며 구직 활동 없이 ‘쉬었음’ 인구는 43만7000명, 가사활동은 22만4000명 눌어나는 등 비경제활동 인구도 전년 대비 83만1000명 늘었다. 통계 작성을 시작한 2000년 6월 이후 역대 최대 증가폭이다.
고용위기에 취약한 일시휴직자 수는 113만 명 늘어난 148만5000명으로 두 달 연속 100만 명을 넘어섰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녹실회의를 열고 고용 충격 대응 방향을 논의했다. 홍 부총리는 “이번주와 다음 주 2주간 경제 중앙대책본부 회의에서 55만 개 플러스 알파의 직접일자리를 신속히 공급하는 방안 등을 집중 논의할 예정”이라며 “현재 준비 중인 3차 추가경정예산안의 조속한 국회 제출과 집행 준비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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