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이 만나 차세대 전기차용 배터리 협업을 논의했다. 일본 독일 등 세계 주요 기업들이 합종연횡을 통해 미래차 시장 선점에 나선 가운데 한국 재계를 대표하는 두 기업이 미래 먹거리 산업 협력에 본격적으로 나설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3일 삼성과 현대차에 따르면 이 부회장과 정 수석부회장은 이날 오전 충남 천안시 삼성SDI 사업장에서 약 3시간 동안 회동했다. 삼성SDI와 삼성전자 종합기술원 측이 현대차 경영진에 미래 배터리 핵심 기술로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 개발 현황에 대해 설명한 뒤 양측 경영진은 함께 삼성SDI 배터리 생산라인을 둘러봤다.
이후 두 부회장은 오찬을 함께 하며 미래 전기차 사업 협력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는 알버트 비어만 현대·기아차 연구개발본부 사장, 서보신 상품담당 사장, 전영현 삼성SDI 사장, 황성우 삼성전자 종합기술원 사장 등이 함께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차 관계자는 “당장 가시적인 협력안이 나온 것은 아니지만 미래 배터리 신기술과 협력방안에 대한 의견을 공유하고 논의했다”며 “이번을 계기로 앞으로 더 많은 협력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앞서 3월 삼성전자 종합기술원은 1회 충전에 800km를 주행할 수 있고, 1000회 이상 배터리 재충전이 가능한 전고체 배터리 혁신 기술을 발표한 바 있다. 현재 리튬 배터리보다 주행거리가 약 60% 늘어날 수 있는 기술이다.
재계에서는 그간 사업 교류가 없던 두 기업이 전고체 배터리를 계기로 본격 협력에 나설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일본 도요타는 지난달 세계 배터리 1위 업체 파나소닉과 합작사를 설립해 2025년 이후 본격화될 전고체 배터리 시장 선점을 예고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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