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이커머스 팩토링’ 20일 개시… 중소상공인 대출 문턱 낮춰 혜택
온라인 쇼핑몰 11번가에서 휴대전화 액세서리를 판매하는 A 씨는 물품 조달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신용대출을 받으려 했지만 신용등급이 낮아 시중은행으로부터 대출 불가 통보를 받았다. 몇 차례 대출 이자 납부와 원금 상환을 연체한 것이 발목을 잡았다. 제2금융권에 알아봤지만 20% 가까운 금리가 부담돼 망설이던 중이었다. 하지만 A 씨는 최근 ‘11번가 이커머스 팩토링’ 제도를 통해 3000만 원의 자금을 대출받을 수 있게 됐다. 기존 신용등급에 영향을 받지 않는 11번가의 자체 대출 제도 덕분이다.
SK텔레콤은 자회사인 11번가, 현대캐피탈과 함께 A 씨와 같은 중소상공인을 대상으로 하는 ‘이커머스 팩토링’ 제도를 20일부터 제공한다. SK텔레콤은 기존 신용등급과 차별화되는 자체적인 신용 평가방법인 ‘셀러 스코어’를 개발했다. 정보 활용에 동의한 중소 셀러의 매출, 정산, 고객 주문 취소 및 반품 이력, 판매 품목, 구매자 리뷰, 고객 응대 정보 등 수백 가지의 데이터를 머신러닝 기술로 분석해 만든 새로운 신용등급 산정 시스템이다. 셀러 스코어에서 일정 점수 이상 얻은 중소상공인은 기존 금융권 신용등급이 낮더라도 6개월 동안 최대 3000만 원까지 대출받을 수 있다. 11번가의 셀러들 가운데 약 4만 명이 혜택을 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대출 이자도 기존 이커머스 관련 대출상품보다 저렴하다는 게 SK텔레콤 측의 설명이다. 예를 들어 1000만 원을 빌렸을 때 21일 안에 상환하면 이자가 약 1만4000원이고, 6개월까지 사용해도 약 10만 원 안팎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셀러 스코어 평가를 통해 대출 가능 금액과 기간이 정해지는데 이자율은 개인마다 다르다”고 말했다.
SK텔레콤은 지난해 이동통신사 최초로 금융위원회로부터 ‘금융 규제 샌드박스’로 지정돼 이번 서비스를 선보였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통신사는 그동안 비식별 데이터를 활용하는 데 많은 제약을 받아왔는데, 데이터 3법 시행을 계기로 더 혁신적인 서비스가 출시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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