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구광모 ㈜LG 대표(사진)가 전날 화재 사고로 인명 피해가 발생한 충남 서산시 LG화학 대산공장을 방문해 직접 사과한 뒤 강도 높은 대책 마련을 주문했다. 이달 들어 주력 계열사인 LG화학에서 인도 LG폴리머스인디아 공장 가스 누출 사고, 대산공장 화재 사고 등 인명 사고가 이어지자 직접 수습에 나선 것이다.
이날 구 대표는 사고 현장을 둘러본 뒤 “인도와 국내 사업장에서 잇따른 사고와 관련해 피해자와 가족들에게 깊은 애도와 위로의 뜻을 표한다”며 “안전사고에 대해 모든 경영진이 무거운 책임을 통감해야 한다. 원점에서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구 대표는 또 “기업이 한순간에 무너지는 것은 경영 실적이 나빠져서가 아니라 안전, 품질 사고 등 위기 관리에 실패했을 때”라며 “안전은 기본 중의 기본이며 최고경영진이 실질적 책임자가 돼 안전, 환경을 경영의 최우선 순위에 두고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구 대표는 권영수 ㈜LG 부회장, 신학철 LG화학 부회장 등과 함께 대산공장을 찾아 약 1시간 동안 사고 현장을 살펴보고 수습 상황을 점검했다. 사고 발생 당일 구 대표는 ㈜LG 최고경영진이 모인 회의 도중 대산공장 폭발 사고를 보고받았고, 그 자리에서 현장 방문을 직접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LG 관계자는 “인도 가스 누출 사고 직후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을 중심으로 비상대책위원회를 가동하던 중 국내에서 또 인명 피해 사고가 나 내부적으로 매우 곤혹스러운 상황”이라며 “대산공장 사고 현장에 구 대표뿐 아니라 최고경영진이 모두 방문한 것은 그만큼 상황을 위중하게 보고 있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구 대표는 그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각 계열사 비상경영 상황 점검에 집중해 왔다. 지난달에는 LG유플러스 콜센터를 방문해 코로나19 대응 상황을 점검하기도 했다.
이달 들어 LG화학에서는 인명 피해 사고가 잇따라 발생했다. 19일 대산공장 화재 사고로 LG화학 소속 직원 1명이 사망하고 2명이 다쳤다. 촉매포장실에서 촉매제 관련 작업을 종료하고 철수하다가 파우더 물질이 분출하며 자연 발화한 것으로 추정된다.
앞서 7일에도 인도 남부에 위치한 LG폴리머스인디아 공장에서 화학물질인 스티렌 가스가 누출되는 사고가 발생해 주민 12명이 사망하고 수백 명이 다쳤다. 이날은 LG화학이 14년 만에 “화학을 뛰어넘어 과학을 기반으로 정체성을 재정립하겠다”며 새로운 비전을 선포한 날이었다. LG 관계자는 “LG화학이 비전선포식을 통해 새로운 기업으로 거듭나려는 상황에서 안전사고가 나 내부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며 “구 대표가 직접 사고 및 분위기 수습에 나선 것도 이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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