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생산자물가지수가 석달째 하락세를 이어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국제유가가 폭락하면서 물가 하락세를 이끌었다. 소비자물가의 선행지표로 활용되는 생산자물가가 지속 떨어진 만큼 5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마이너스를 나타낼 가능성도 커졌다. 경기침체 속 물가가 하락하는 디플레이션 우려가 다시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21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4월 생산자물가지수’에 따르면 지난달 생산자물가는 102.82(2015년=100)로 전월대비 0.7% 하락했다. 지난 2월(-0.3%)에 이어 석달 연속 하락세다. 전년동월대비 기준으로는 1.5% 급락했다. 두 달 연속 마이너스를 나타낸 것이다. 이는 저유가 영향을 받았던 지난 2016년 8월(-1.8%) 이후 3년 8개월 만에 가장 큰 폭 떨어진 것이다.
생산자물가는 국내 생산자가 시장에 공급하는 상품과 서비스 등의 가격 변동을 나타낸다. 4월 소비자물가상승률은 0.1%(전년동월대비 기준)로 내려앉았는데, 도매 물가 격인 생산자물가의 하락세로 5월에는 아예 마이너스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국제유가 하락은 국내 물가 상승률에 지속 하방압력을 주고 있다. 한은은 “국제유가 하락의 영향으로 공산품을 중심으로 물가가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두바이유는 배럴당 평균 20.39달러로 전월(33.71달러)보다 39.5% 급락했다. 국제유가에 영향을 받는 경유(-23.6%)와 휘발유(-34.1%) 등 석탄 및 석유제품(-22.6%)을 중심으로 공산품 물가가 전월대비 1.5% 하락했다. 전력, 가스, 수도 및 폐기물 물가도 0.1% 내렸다.
코로나19 확산으로 가정내 식재료 소비가 늘면서 농림수산품 가격은 0.2% 올랐다. 참외(-24.8%), 호박(-48.6%) 등 농산물은 1.5% 하락했지만, 돼지고기(9.9%), 쇠고기(6.3%) 등 축산물 가격이 뛴 영향이다. 서비스 물가는 전월대비 보합세를 나타냈다. 정보 통신 및 방송 서비스가 0.2% 내렸지만 운송 서비스는 0.2% 상승했다.
지난달 국내에 출하되는 상품과 서비스뿐 아니라 수입 상품과 서비스 가격까지 반영한 국내공급물가지수도 원재료(-14.6%), 중간재(-1.6%) 등을 중심으로 전월대비 2.1% 하락했다. 국내 출하외에 수출을 포함하는 총산출을 기준으로 상품과 서비스의 가격 변동을 측정한 총산출물가도 공산품(-1.7%)을 중심으로 전월대비 1.0% 내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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