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투자-과당 경쟁 지양 MOU
김정태 “세계와 경쟁 초석 기대”
조용병 “새 금융 패러다임 제시”
금융권의 라이벌인 신한금융그룹과 하나금융그룹이 글로벌 금융 시장에서 과당 경쟁을 피하고 서로 협력하기 위해 손을 잡았다. 국내 대표 금융 그룹이 상생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5일 신한·하나금융은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한 MOU’를 맺었다. 두 그룹은 “해외 과당 경쟁이 빚은 여러 문제를 극복하고 상호 보완·협력하는 관계를 형성해 질적 성장과 혁신을 이루어내겠다는 인식을 공유했다”고 밝혔다.
이번 협약을 통해 두 그룹은 글로벌 사업 전반의 영업 기회를 공동으로 발굴해 추진하기로 했다. 또 진출한 국가의 규제나 이슈에 함께 대응하고 공동 해외시장 진출, 공동 해외 투자 및 현지 네트워크 조성 등 다양한 형태의 교류와 협력도 이어갈 방침이다.
최근 국내 금융그룹들이 해외 투자를 확대하고 진출을 가속화하고 있지만 특정 지역이나 국가에 편중되는 문제가 있었다. 또 각각의 금융사가 각자 영업활동을 벌이다 보니 경쟁이 과열되고, 국외 네트워크도 현지화·대형화되지 못해 글로벌 금융사들과의 경쟁에서 뒤처지는 결과가 나타나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해외 사업에 적극적인 두 그룹이 경쟁 대신 협력을 택한 만큼 신규 해외 시장 개척에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신한금융이 가진 일본 베트남 등지의 네트워크와 하나금융이 구축한 중국과 인도네시아 네트워크가 결합될 경우 대형 글로벌 체인이 형성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날 체결식에서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은 “신한과 하나가 선의의 경쟁 관계를 극복하고 협력 관계를 구축한 것은 새로운 금융 패러다임을 제시한 것”이라며 “글로벌 시장에서 돌파구를 만드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했다.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은 “두 그룹이 세계적 금융기관들과 당당히 경쟁할 수 있는 초석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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