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수일가에 일감 몰아준 혐의 미래에셋 과징금 44억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5월 28일 03시 00분


골프장-호텔 430억 내부거래
공정위 “법위반 정도 크지 않아”…박현주 회장 檢 고발은 안해

미래에셋그룹 계열사들이 총수 일가 지분이 많은 골프장과 호텔에 일감을 몰아준 혐의로 40억 원이 넘는 과징금을 물게 됐다.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에 대한 검찰 고발은 이뤄지지 않았다.

27일 공정거래위원회는 미래에셋그룹 계열사들이 미래에셋컨설팅에 부당한 이익을 몰아줬다면서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43억9000만 원을 부과했다고 밝혔다. 과징금 액수는 미래에셋컨설팅이 21억5100만 원, 미래에셋대우 10억4000만 원, 미래에셋자산운용 6억400만 원 등이다.

공정위에 따르면 미래에셋그룹은 미래에셋자산운용 등 11개 계열사가 고객 접대나 회사 행사, 연수 등을 할 때 블루마운틴 컨트리클럽(CC)과 포시즌스호텔을 이용하도록 원칙을 세웠다. 이에 계열사들은 해당 골프장과 호텔에서 각종 행사를 진행하는 한편 명절 선물도 구매했다. 골프장과 호텔을 운영하는 미래에셋컨설팅은 박 회장이 48.63%, 박 회장의 배우자와 자녀가 34.81%의 지분을 갖고 있다.

공정위는 이런 방법으로 2015∼2017년 미래에셋 계열사와 미래에셋컨설팅 사이에 430억 원(블루마운틴CC 297억 원, 포시즌스호텔 133억 원)의 내부거래가 이뤄진 것을 밝혀냈다. 현행법에 따르면 총수 일가가 일정한 지분 이상을 보유한 계열사와 거래하려면 사업 능력, 가격 등을 객관적이고 합리적으로 고려·비교해야 하는데 이 거래는 그런 조건을 충족하지 않았다고 본 것이다.

다만 공정위는 박 회장에 대한 검찰 고발은 하지 않기로 했다. 정진욱 공정위 기업집단국장은 “박 회장이 이들 골프장과 호텔 사용을 계열사에 직접 지시한 근거를 찾지 못했다”면서 “법 위반의 정도가 중대하다고 보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세종=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
#미래에셋#일감 몰아주기#박현주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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