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꺾은 수입차 구매심리
7월 개소세 인하 혜택 축소 앞두고 구매 서둘러
벤츠 6551대로 1위… 10억 원 마이바흐 리무진 1대 팔려
독일차 4강 체제 구축
철수 앞둔 ‘닛산·인피니티’ 291대 판매
렉서스 700여대로 올해 최대 실적
지난달 국내 수입차 시장은 호황을 이어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소비침체 분위기가 지속되고 일본차 브랜드 닛산이 최근 국내 시장 철수를 공식 발표했지만 수입차 시장에 미친 영향은 없었다. 브랜드별로 비대면 구매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신차 프로모션을 강화한 조치가 판매량 증가를 이끌었다는 분석이다. 다음 달부터 축소되는 정부의 개별소비세 인하 정책도 서둘러 신차를 구매해야 한다는 소비심리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는 5월 수입 승용차 신규등록대수가 2만3272대로 전년 동기(1만9548대) 대비 19.1%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3일 밝혔다. 작년에 수입차 등록대수 집계에 포함되지 않았던 쉐보레(1145대) 실적을 제외하더라도 시장 전체 판매량이 크게 증가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올해 1~5월 누적 등록대수는 10만886대로 작년(8만9928대)과 비교해 12.2%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도 수입차 구매를 원하는 국내 소비자 열망을 꺾지 못한 모습이다. 특히 4개 독일 브랜드가 4강 체제를 견고히 구축하고 있는 가운데 쉐보레와 볼보, 포르쉐, 미니 등 4개 브랜드가 나란히 1000대 넘는 판매량을 기록하면서 존재감을 발휘했다. 볼보의 경우 올해 굵직한 신차가 없는 상황에서 인기를 이어갔다. 일본 브랜드의 경우 닛산이 국내 철수를 발표했지만 렉서스를 필두로 조금씩 불매운동 여파에서 벗어나는 분위기다. 렉서스는 700대 넘는 실적으로 올해 최대 판매량을 기록했다.
브랜드별로는 메르세데스벤츠가 6551대로 가장 높은 판매량을 기록했다. 주력 모델인 E클래스가 여전히 높은 판매량을 기록했고 A클래스와 CLA 등 소형차 라인업까지 호조를 보여 실적에 힘을 보탰다. 또한 최근 판매에 들어간 ‘메르세데스-마이바흐 S650 풀만’은 10억 원대 높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1대가 신규등록된 것으로 집계돼 관심을 모은다. BMW는 4907대로 2위다. 벤츠 E클래스 경쟁차종인 5시리즈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X시리즈가 고른 판매량을 기록했다. 올해 가장 적극적으로 라인업 확장에 나서고 있는 아우디는 2178대로 3위다. 다양한 차종 도입이 실적으로 나타나고 있다는 평가다. 폭스바겐은 1217대로 뒤를 이었다. 티구안(올스페이스 포함)과 투아렉 등 2개 차종만으로 거둔 성적으로 높은 성장 잠재력을 엿볼 수 있다. 향후 라인업이 확대되면 실적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음으로는 쉐보레 1145대, 볼보 1096대, 포르쉐 1037대, 미니 1004대, 지프 796대, 렉서스 727대, 포드 519대, 도요타 485대, 랜드로버 287대, 링컨 281대, 닛산 228대, 푸조 204대, 혼다 169대, 캐딜락 106대, 시트로엥 75대, 재규어 73대, 인피니티 63대, 마세라티 61대, 람보르기니 31대, 롤스로이스 17대, 벤틀리 15대 순이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 기준(엔진별 기준) 베스트셀링 모델은 1014대 팔린 벤츠 E300 4매틱이 이름을 올렸다. E250은 797대로 2위, 폭스바겐 티구안 2.0 TDI는 655대로 3위다.
임한규 한국수입자동차협회 부회장은 “지난달 수입 승용차 신규등록대수는 브랜드별 증감이 혼재했지만 일부 모델 신차효과와 적극적인 프로모션에 힘입어 전체 시장이 성장세를 보였다”며 “정부의 한시적 개소세 인하 정책과 다양한 프로모션이 코로나19로 인한 소비심리 위축을 상쇄시킨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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