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은 국내 면세업계가 잇달아 ‘유급휴직’ 카드를 꺼내 들었다. 신세계면세점에 이어 신라면세점도 6월부터 희망 유급휴직에 들어가기로 했다.
3일 면세업계에 따르면 신라면세점은 이달 중순부터 희망자에 한해 유급휴직을 실시한다. 유급휴직자는 월급의 70%를 받게 된다. 앞서 신세계면세점도 5월부터 전 매장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 유급휴직계를 받고 있다.
두 면세점이 정상 운영 중인 매장을 대상으로 유급휴직을 시행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면세업계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임시휴업한 매장에 한해 유급휴직을 시행했다. 하지만 업황 부진이 장기화하자 정상 매장까지 범위를 확대했다.
신라면세점 서울 본점은 6월 중순부터 유급휴직을 시작한다. 신세계면세점은 명동점, 강남점, 부산점 등 시내면세점과 인천공항점 직원을 대상으로 유급휴직계를 시행 중이다. 롯데면세점은 셧다운(shut down) 중인 김포공항점·김해공항점 두 곳만 유급휴직 제도를 유지하고 있다.
면세업계가 ‘임시휴점’에 이어 ‘유급휴직’ 카드까지 꺼내든 이유는 결국 코로나19 때문이다. 코로나19가 세계적 대유행(팬데믹)으로 번지면서 업계 전체 매출이 90% 넘게 증발했다. 신라·신세계·현대 등 대형 면세점들은 올 1분기 줄줄이 적자 전환했다.
정부가 ‘재고 면세품 국내 판매’, ‘임대료 50% 감면’ 등 응급처방에 나섰지만 면세업계 전망은 여전히 잿빛이다. 매출이 10분의 1 수준으로 쪼그라들었지만, 매달 수백억원대 고정비용은 꼬박꼬박 빠져나가 적자 폭이 눈덩이처럼 불고 있다.
이달부터 신세계·롯데·신라면세점 3사가 재고 면세품을 국내에 판매하게 됐지만, 이미 커질 대로 커진 매출 피해액을 상쇄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한 업계 관계자는 “재고 면세품 판매로 일부 유동성을 확보하게 됐지만, 전체 매출액에 비해서는 미비한 수준”이라며 “면세업계가 인건비까지 줄이는 최악의 상황까지 몰렸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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