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과 마켓컬리 물류센터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두 서비스의 이용자 수가 팬데믹 발생 이전인 연초 수준으로 떨어졌던 것으로 나타났다. 각 e커머스 업체에선 방역 강화와 더불어 물류 처리 자동화, 전산화 등 대응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4일 빅데이터 분석 업체 아이지에이웍스에 따르면 쿠팡 부천물류센터와 마켓컬리 장지상온1센터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했던 5월 25∼31일의 쿠팡과 마켓컬리의 주간순이용자수(WAU)는 각각 940만1700명, 51만1725명으로 전주(5월 18∼24일) 대비 각각 1%(8만986명), 13%(7만5521명) 하락했다. 쿠팡은 지난달 24일 경기 부천물류센터, 27일 고양물류센터에서 확진자가 발생했고, 마켓컬리는 지난달 27일 서울 송파구 장지상온1센터에서 확진자가 발생했다.
코로나19 확진자 발생 후 쿠팡과 마켓컬리의 이용 시간도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쿠팡과 마켓컬리 서비스 이용 시간은 일주일 사이 각각 6%(54만3709시간), 24%(5만1065시간)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일간순이용자수(DAU) 기준으로는 5월 30일 쿠팡 363만471명, 마켓컬리는 10만7028명으로 설 연휴(1월 23∼26일)를 제외하고 연내 최저치였다. SSG닷컴은 지난달 29일 새벽배송 매출이 전주 대비 37% 증가했다.
물류센터에서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식재료, 먹거리 중심의 포트폴리오를 갖고 있는 마켓컬리가 쿠팡보다 상대적으로 더 큰 영향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물류센터 확진자가 발생하기 전까지만 해도 쿠팡과 마켓컬리는 꾸준한 매출 증가세를 유지하며 고공성장 중이었다. 마켓컬리에 따르면 코로나19 사태 이후 2∼5월 월별 주문량이 전월 대비 평균 10% 이상 늘었다. 쿠팡은 코로나19가 확산되기 시작한 1월 말 일일 역대 최대 주문치인 330만 개를 기록한 뒤 이후에도 일일 주문량이 300만 개 내외를 유지하고 있다.
업계에선 온라인과 비대면으로 전환된 쇼핑 환경이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면서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은 만큼 소비자들의 급격한 e커머스 이탈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언택트 소비의 편리성을 경험한 소비자들이 과거의 소비 방식으로 돌아가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물류센터 확진자 발생 이후 물류센터 폐쇄 및 방역 강화 등의 대응들이 나오면서 주문량은 다시 반등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단기적인 타격은 있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언택트 소비) 대세에 지장이 없을 것”이라며 “지금은 재발 방지를 위한 각종 조치들을 소비자들과 공유하면서 투명하게 소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쿠팡과 마켓컬리를 비롯한 e커머스 업계는 이번 물류센터 코로나19 대규모 감염 이후 직원 및 고객 안전을 위한 조치를 부쩍 강화하고 있다. 마켓컬리는 물류센터 확진자 발생 이후 방역 체계를 이중으로 강화했다. 상품 배송 시 배송 차량에 상품을 싣고 나서 한 차례 방역을 진행하고, 배송 완료 후에는 고객의 집 앞에서 인체에 무해한 소독제로 방역을 한 차례 더 하고 있다. 쿠팡은 물류센터 식당 내 칸막이 설치, 직원의 식사 자리 기록 등 방역 사각지대를 개선하면서 정부가 안내한 사업장 안전 및 방역 수칙을 준수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향후 e커머스 주요 업체들이 물류센터 무인화 및 자동화를 비롯한 인프라 확충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지어진 대형 유통사의 물류센터들은 전 공정의 80%가 자동화 설비로 이뤄져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가 끝나도 또 다른 전염병이 올 수 있는 만큼 이번 물류센터 감염 사태를 계기로 각 업체가 물류센터 공정이나 시스템 개선 작업을 서두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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