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련, 18개국 경제단체-국제기구에 ‘포스트 코로나’ 설문
W자형 반등 꼽는 나라 가장 많아, U자형 36%… L자형 응답도 12%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엔 절반 넘는 국가가 ―4%이하 꼽아
올 하반기(7∼12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2차 대유행으로 인해 세계 경제는 더블딥(double dip·경기 재침체)에 빠지고, 이는 2022년 하반기가 돼서야 정상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전 세계 주요 18개국 대표 경제단체 및 국제기구·경제협의체를 대상으로 실시한 ‘A.D(After Disease·바이러스 후) 1년, 포스트 코로나 세계 전망’ 설문조사 결과를 7일 발표했다. 설문에는 미국 일본 독일 영국 프랑스 등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54%를 차지하는 18개국 경제단체 및 세계경제연합(GBC) 등 3개 국제기구가 참여했다.
조사 결과 코로나19 이후 경기 회복 양상을 묻는 질문에 2차 대유행이 발생하면서 다시 경기 침체에 빠져든 다음에야 반등한다는 ‘W자형’ 시나리오를 꼽은 국가가 52%로 가장 많았다. 여름 이후 ‘U자형’ 회복세를 보인다는 비중은 36%, 대공황 수준의 ‘L자형’ 장기 경기 침체로 2023년이 돼서야 완전 정상화가 될 것이라는 응답은 12%였다.
코로나19의 충격으로 올해 ―4% 이하의 세계 경제성장률을 예상한 국가는 절반 이상(52%)이었다. 이는 국제통화기금(IMF)의 예측(―3%)보다 비관적인 수치다. 자국 실업률에 대해서도 10%포인트 이상 오를 것이란 응답도 40%를 차지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전망한 평균 실업률은 5.1%포인트 상승이다.
대면 비즈니스가 가능해지는 시점은 내년 이후로 예상하는 국가가 56%나 됐다. 올 하반기 내 국가 간 이동이 가능하다는 답변은 24%였고 불확실성이 커 예측이 불가능하다는 응답도 20%나 됐다.
코로나19는 기존 통상체제의 지각변동도 불러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응답 국가의 37.5%는 유럽과 북미는 경기 침체에 직면하는 반면 아시아 국가들이 상대적으로 도약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1995년 이후 세계경제 질서를 이끌어 온 세계무역기구(WTO) 체제 기반의 통상환경이 변곡점을 맞았다는 응답이 그 뒤를 이었다.
기존 무역질서와 글로벌 공급망 재편이 가시화되면서 응답 국가의 76%는 자국 산업계에서 중간 이상의 ‘리쇼어링(reshoring·기업의 국내 복귀)’ 성과가 나타날 것으로 예측했다. 이에 해외 생산 의존도를 줄이는 등 글로벌 가치사슬의 변화도 더욱 뚜렷해질 것으로 보인다.
고용과 관련해선 전 세계적인 인력 감축은 한시적인 현상으로 경제 회복과 함께 점차적으로 고용이 회복될 것이란 희망적인 시각이 52%를 차지했다. 1년 이상 장기적인 대규모 인력 감축과 실업, 전면적인 생산 자동화 및 무인화 시대로의 전환이라고 답한 국가는 각각 20%, 8%였다. 각 국가는 또 코로나19 이후 필요한 고용정책으로 산업생태계 재편에 따른 구조조정을 위해 ‘고용 안전망 확충 및 노동 유연화’(56%)를 꼽았다.
김봉만 전경련 국제협력실장은 “코로나19 이후 우리 기업과 정부에서는 글로벌 산업 재편에 대한 대비를 해야 할 것”이라며 “그간 지적돼 왔던 성장 저해 요소 타파와 기업환경 개선, 세계경제단체들도 필요하다고 강조하는 노동유연화의 실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