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가 잡다 중저가 놓쳤나…6억~9억원 아파트 ‘불티’

  • 뉴시스
  • 입력 2020년 6월 8일 14시 05분


중저가 시장, 신고가 경신 지속 중
급제동 걸린 15억 초과도 재반등 추세
전문가 "중저가 상승하나 급반등 어려워"

서울 아파트 매매시장이 각종 하방 압력으로 매수 관망세가 확산 중이지만, 9억원 이하 중저가 시장이 오름세를 그치지 않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경기 불확실성이 커지는 데도 일부 단지는 매물이 불티가 나며, 종전 최고 아파트값을 경신하는 모습도 확인된다. 이달 들어 15억원 초과 아파트 시장도 다시 들썩이고 있어, 서울 아파트 매매시장이 새로운 국면으로 전환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고개를 들고 있다.

8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4일 서울특별시 구로구 신도림동 대림1 전용 84㎡는 8억9900만원에 팔려, 종전(8억8000만원) 대비 1900억원 웃도는 금액에 거래됐다.

또 노원구 상계동 상계주공3 전용 73.9㎡도 지난 3일 7억9000만원에 팔려, 종전 최고가(7억6000만원)를 넘어섰다.

특히 강동구 성내동 경보그레이스힐도 같은 날 전용 84㎡가 6억3700만원에 팔려 사상 처음으로 6억원을 돌파했다. 종전 최고가 5억5000만원 대비 8700만원 높은 금액이다. 또 강동구 명일동 중앙 전용 84㎡도 5억9000만원이 손 바뀜이 일어나 종전 최고가(5억6000만원) 대비 오름세다.

지난해 12·16대책으로 9억 초과 아파트 시장이 얼어붙은 상황에도, 9억 이하에서는 실수요자의 매수세가 지속되면서 신고가 경신이 끊임없이 나타나는 상황이다.

실제로 서울 초고가 아파트 매매가격이 최근 약세로 돌아섰지만, 중저가 아파트값은 꿋꿋한 상승세를 지속해왔다.

한국감정원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시장을 금액대별로 1~5분위로 나눴을 때, 9억원 이하 단지가 속한 2~3분위는 지난달까지도 여전히 상승세를 나타내는 모습이 관측된다.

지난달 서울 아파트 3분위(중위 20%) 아파트 평균 매매가는 7억2174만원으로, 올해 1월(7억1711만원) 이래 ▲2월 0.24% ▲3월 0.24% ▲4월 0.09% ▲5월 0.07% 순의 변동률을 기록하며 꾸준한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또 2분위(중하위 20%)도 올해 1월 5억2887만원에서 지난 5월 5억3272만원으로 385만원 상승했다. 마찬가지로 ▲2월 0.16% ▲3월 0.30% ▲4월 0.22% ▲5월 0.05% 순으로 상승세를 나타내는 모습이다.

반면 5분위(상위 20%)의 경우 같은 기간 18억1069만원에서 17억7509만원으로 3560만원 내렸고, 4분위(중상위 20%)도 3월 9억8887만원에서 5월 9억8829만원으로 하락해 9억원을 기점으로 매매시장의 분위기가 차별화되는 모습이다.

중저가 아파트값이 은근한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에는 초고가 아파트 시장 일부 지역, 일부 단지를 중심으로 호가 반등세가 나타나고 있다.

지난달 20일 강남구 대치동 대치래미안팰리스 전용 91㎡는 30억원에 거래돼, 종전 최고가(25억원)을 넘겼다. 또 지난달 8일 같은 지역 ‘대치효성’도 전용 84㎡가 15억5000만원 신고가를 기록하며 손 바뀜이 일어났다.

감정원 관계자는 “정부 보유세 강화와 대출 규제의 영향에도 서울의 9억원 이하 중저가 아파트 매매가격은 실수요가 지속적으로 유입되며 상승세를 나타내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대출규제와 공시가격 현실화 기조 등에 따른 보유세 강화, 코로나19에 따른 불확실성 등에 따라 매수세가 급격하게 살아나는 분위기는 아니다”라면서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가 끝나는 이달 말까지는 상황을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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