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외선 램프로 차량내 살균… 항공기에 쓰는 공기필터 적용도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6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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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량 위생 관리 신기술 봇물

자외선 살균 이미지. 현대자동차 제공
자외선 살균 이미지. 현대자동차 제공
자동차 업체들이 차량 내 위생관리를 위한 각종 신기술을 선보이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위생과 건강에 관심을 보이는 고객이 많아지면서다.

8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선행기술개발팀은 코로나19 이후 소비자들이 차량 내부 위생에 대해서도 눈높이가 올라갈 것에 대비해, 차량 내 각종 바이러스나 세균을 제거해주는 기술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가장 먼저 주목한 것이 자외선(UV) 램프를 활용한 살균 장치 개발이다. 자외선에 살균 효과가 있다는 점에 착안한 것이다. 자외선 램프 기술은 이미 국내외 병원 내 승강기나, 지하철역의 에스컬레이터 등에 시범적용되고 있다. 다만, 자외선은 장시간 노출될 경우 인체에 해로울 수 있고 자외선이 골고루 닿지 않으면 살균 효과가 떨어지는 단점이 있다. 이에 현대차는 차량 천장에 달린 실내등과 차량 내부에 들어가는 각종 램프에 자외선 기능을 추가하는 방안을 연구하고 있다.

현대차는 광촉매 원리를 이용해 공기 내 바이러스를 살균하는 기술도 활발히 연구하고 있다. 광촉매는 빛을 쪼이면 활성화되는 물질이다. 촉매가 활성화되면 각종 바이러스를 파괴하는 기능을 가진 물질이 생성돼 바이러스를 빠르게 퇴치하는 원리다.

제네시스 G80 필터 시스템 이미지. 현대자동차 제공
제네시스 G80 필터 시스템 이미지. 현대자동차 제공
차량 내부에 깨끗한 공기를 제공하는 시스템은 이미 일부 최신 차량에 적용하고 있다. 미세먼지 감지 센서와 에어필터를 합친 공기청정 시스템이 실내의 미세먼지 양을 측정해 차량 내 공기 오염 수준을 4단계로 알려주고, 일정량 이상의 먼지가 측정되면 자동으로 공기를 순환시킨다. 최근 출시된 제네시스 GV80과 G80, 아반떼 일부 모델에 이 기능이 적용됐다.

수입차 업체들도 살균 기능과 공기 정화 기능을 갖춘 신기술을 강화하고 있다. 테슬라는 최근 모델S와 모델X에 헤파필터 시스템을 적용했다. 헤파필터는 항공기에도 적용하고 있는 공기 필터인데, 미세먼지와 꽃가루, 박테리아 등 오염물질을 99.9%까지 걸러낼 수 있는 고성능 필터다. 또 테슬라는 차량 내부 기압을 외부 기압보다 높게 해 오염물질을 원천 차단하는 원리까지 도입하고 있다.

미국의 포드는 경찰차용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에 차 안 온도를 높여 살균하는 기능을 추가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차량의 환기 시스템을 개조해 스위치를 켜면 차에 사람이 없을 때 자체 온도를 50도 이상으로 올려 살균하는 것이다. 살균이 끝나면 내부 공기를 밖으로 내보내 온도가 다시 정상으로 되돌아온다.

업계에서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위생관리뿐 아니라 건강관리에 대한 고객들의 요구도 높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 완성차 업체 관계자는 “인공지능과 웨어러블 기기를 활용해 차량 내에서 혈압과 심전도 데이터, 혈당 등을 측정하거나, 카메라와 음성인식 기술 등을 활용해 원격의료 서비스를 받는 기술도 가능해질 것”이라면서 “다만, 기술을 실제로 차량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각종 규제와 비용 문제를 극복해야 한다”고 말했다.

변종국 기자 bjk@donga.com
#자동차#차량 내 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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