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선수 인정하느냐 마느냐…‘착순 열쇠’

  • 스포츠동아
  • 입력 2020년 6월 10일 05시 45분


마크선수들의 습성에 따라 경주 결과가 요동칠 수 있다. 마크선수가 축을 인정할 것이냐, 안 할 것이냐를 파악하는 것은 경주 예상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사진제공|국민체육진흥공단
마크선수들의 습성에 따라 경주 결과가 요동칠 수 있다. 마크선수가 축을 인정할 것이냐, 안 할 것이냐를 파악하는 것은 경주 예상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사진제공|국민체육진흥공단
■ 경륜 마크선수 습성을 알면 고배당 보인다

축선수 뒤에서 2·3착 노리는 주법
‘끌어내 마크’로 축 위협 땐 대혼란
마크선수끼리 힘대결 땐 선행 이득


경륜에는 승부를 결정하는 전법으로 선행, 젖히기, 추입, 마크 등이 있다. 그 중 마크는 특정 선수 뒷자리를 확보한 후 2, 3착에 입상하는 경주전개 형태의 주법이다.

경륜에서 내선을 선점한다는 것은 외선에 비해 짧은 주로를 달려 힘을 덜 소비하게 되며 그만큼 자리다툼 과정을 유리하게 가져갈 수 있다는 뜻이다. 마크에 일가견이 있다는 선수들이 내선을 선점하고 들이대는 같은 전법의 마크선수들에게 황당할 정도로 쉽게 밀리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또한 축선수가 활용하는 선행선수의 전면에 위치해 초반 시속을 올리고 가라앉아 마크를 노리는 선수들은 배당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해 볼 만하다.

경륜 선수들 모두가 마크를 제대로 구사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선행선수가 짧은 시간 동안 스퍼트를 하며 본인이 낼 수 있는 최고시속을 내면 마크선수도 이 흐름에 맞춰 선행선수와 견줄 정도의 시속을 낼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서서히 시속을 잡고 올리는 지구력형 각질을 가지고 있는 선수들은 폭발적으로 올라가는 시속을 감당하기 힘들다. 또한 외선에 위치한 마크선수와의 몸싸움도 벌어질 수 있는 만큼 유연한 조종술과 위험한 상황을 두려워하지 않는 용기가 필요하다.

인지도 하위의 마크선수가 선행선수 앞에 위치해 ‘끌어내 마크’ 전법을 구사해서 선행선수를 마크하고 있던 축선수를 위협하면 전개는 일순간 혼란에 휩싸인다. 예기치 않은 돌발상황에 놀란 강자가 힘쓸 타이밍을 놓치게 되고 후미에 있던 선수들까지 직선에서 빈틈을 파고들면 승부를 예측할 수 없다.

마크선수가 강자와의 무리한 대결을 피하고 강자를 마크하고 있던 선수에게 도전장을 던질 수도 있다. 이때는 두 가지 가능성이 부각된다. 첫째, 앞에서 힘을 쓴 선행선수가 입상에 들 수 있는 가능성이 크게 높아진다. 마크선수들끼리 힘 대결을 펼치며 체력을 소비하는 것은 앞서 버틸 선행선수에게는 공짜로 주어지는 이득이기 때문이다. 둘째, 삼복승에서 이변이 발생할 수 있다. 축선수를 마크한 선수와 내선을 선점한 선수가 마크대결을 펼치다가 두 선수 모두 힘이 빠질 경우 의외의 선수가 착순에 성공하며 삼복승에서 중배당이 나올 수 있다.

배재국 경륜뱅크 예상팀장은 “마크선수의 습성 파악은 경주 예상의 초기 단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마크선수가 축을 인정할 것이냐 안 할 것이냐의 파악은 어떻게 보면 경주를 통틀어 가장 중요한 요인일 수도 있다. 더욱이 큰 배당은 축 선수가 예상치 못하게 무너지면서 나오게 되는데 높은 배당을 노리는 팬들일 경우 마크선수들의 습성을 잘 따져본다면 놀라운 결과를 얻을 수도 있을 것이다”라고 전했다.

정용운 기자 sadz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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