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脫 LCD’ 마무리… “OLED-배터리 집중”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6월 11일 03시 00분


편광판 사업 中업체에 매각… 1조3000억 배터리공장 증설 투자

LG화학이 액정표시장치(LCD) 소재 분야 사업 중 비중이 가장 큰 사업을 매각함에 따라 ‘탈LCD’ 전략이 마무리 수순에 접어들었다. LG화학은 중국의 추격으로 경쟁력을 잃은 LCD 사업을 과감히 접고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와 배터리 등 유망 신사업에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방침이다.

LG화학은 최근 중국 화학소재 업체인 산산과 11억 달러(약 1조3000억 원)에 LCD 편광판 사업을 매각하는 내용의 조건부 계약을 체결했다고 10일 밝혔다. 이번 계약에 따라 중국 난징과 광저우에 있는 LG화학 LCD 편광판 공장이 산산 측으로 넘어가게 된다. LG화학은 양 사 이사회와 주주총회 승인 과정이 남아 있어 계약이 확정되면 공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만 자동차용 LCD 편광판 등 일부 제품군은 매각 대상에서 제외된다.

편광판은 LCD 패널 앞뒷면에 부착해 빛을 통과시키거나 차단하는 필름이다. LG화학의 편광판 사업은 한때 연 매출이 2조 원에 달했고, 글로벌 시장에서 27%의 점유율을 기록한 효자 사업이었다. 하지만 중국 업체들이 디스플레이 패널과 소재 분야 저가 공세에 나서면서 수익성이 크게 떨어진 데다, 최근 국내 디스플레이 업체들이 잇따라 LCD 사업 철수 결정을 내리면서 수요가 급감했다.

이에 따라 LG화학은 LCD 관련 소재 사업을 정리한다는 방침을 정하고 최근 관련 사업을 매각하거나 아예 철수하는 결정을 내렸다. 앞서 2월엔 LCD 컬러필터 감광재 사업을 중국 요케테크놀로지 자회사인 시양인터내셔널에 580억 원에 매각했고, 유리기판 사업도 철수 결정을 내렸다.

LG화학은 OLED와 전기차 배터리에 역량을 모아 경쟁력 강화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국내서 생산되는 OLED 편광판을 주력 사업으로 적극 육성하는 한편 중소형 P-OLED(플라스틱 OLED) 편광판, 공정용 보호필름 등의 연구개발에 투자를 집중할 계획이다. 또 이번 LCD 편광판 매각으로 확보하게 될 1조3000억 원의 자금은 전기차 배터리 생산 공장 증설 등에 투자할 계획이다. LG화학은 2024년까지 배터리 분야에서 30조 원 이상 매출을 달성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과감한 투자를 이어오고 있다. 올해도 배터리 분야 시설 투자에만 약 3조 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LG화학 관계자는 “꾸준한 투자와 연구개발 역량을 강화해 OLED와 배터리 등 신사업 경쟁 우위를 더욱 확고히 갖춰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임현석 기자 lhs@donga.com
#lg화학#탈lc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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