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들이 처음 뽑은 ‘백년가게’ 19곳… 어디일까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6월 12일 03시 00분


‘뉴트로 1번지’ 서울 태극당 빵집, 1976년 문 연 진주사진관 ‘청탑포토’
중기부, 컨설팅-마케팅 등 지원

‘장충동을 지나가며 볼 때마다 옛날 기억이 새록새록 나네요… 추억을 간직할 수 있는 백년가게로 됐으면 좋겠습니다.’

올해 3월 중소벤처기업부 홈페이지에 신설된 ‘백년가게 국민추천제’에 올라온 글이다. 추천인이 꼽은 추억의 장소는 서울에서 가장 오래된 빵집인 ‘태극당’이다. 태극당은 1946년 창업주인 고 신창근 대표가 서울 명동에서 문을 열었다가 1973년 지금의 장충동으로 옮겼다. 1977년부터 창업주 아들인 신광렬 대표가 이끌고 있으며 3대 가업 승계를 준비하고 있다.

11일 중소벤처기업부가 선정한 백년가게 71곳을 대표해 서울 중구 ‘태극당’에서 현판식이 열렸다. 왼쪽부터 이근 
서울지역백년가게협의회장, 이부영 선동보리밥 대표, 배동욱 소상공인연합회장, 박영선 중기부 장관, 신경철 태극당 전무, 조봉환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이사장. 중소벤처기업부 제공
11일 중소벤처기업부가 선정한 백년가게 71곳을 대표해 서울 중구 ‘태극당’에서 현판식이 열렸다. 왼쪽부터 이근 서울지역백년가게협의회장, 이부영 선동보리밥 대표, 배동욱 소상공인연합회장, 박영선 중기부 장관, 신경철 태극당 전무, 조봉환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이사장. 중소벤처기업부 제공
중기부는 11일 태극당을 포함한 전국 71개 소상공인 가게를 백년가게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백년가게는 중기부가 2018년부터 30년 이상(국민 추천 시 20년 이상) 명맥을 유지해온 소상공인 점포 중 혁신성과 차별성이 뛰어난 가게를 선정해 100년 이상 장수할 수 있도록 컨설팅과 교육, 마케팅 등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그간 백년가게는 소상공인이 직접 신청해 선정해 왔다. 올해는 국민 참여를 이끌고자 처음으로 국민추천제를 도입했다. 태극당 등 19곳이 국민의 추천을 받아 백년가게에 이름을 올렸다.

창업주 손자인 신경철 태극당 전무는 이날 “백년가게에 선정됐다는 것보다 손님이 직접 추천해 주셨다는 게 감개무량하다”며 “할아버지와 아버지가 일군 가업을 물려받는다는 사실에 더 큰 책임감을 느끼게 됐다”고 말했다.

올해로 문을 연 지 28년째인 경기 안산시의 ‘제일안경원’은 동네 주민의 추천을 받았다. 창업주인 아버지에 이어 아들도 대학에서 안경 관련 학과를 졸업하고 가업을 이어받았다. 제일안경원은 형편이 어려운 청소년들에게 무료로 안경을 맞춰 주는 등 오랫동안 지역사회 공헌활동에도 꾸준히 참여해 왔다.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대면 접촉을 불편해하는 손님들을 위해 인터넷 예약 시스템도 도입했다. 이 동네 주민은 “작은 부분까지 손님을 배려하는 데 감동했다”며 “동네에서 제일안경원 사장님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라며 제일안경원을 추천했다.

1976년 문을 연 경남 진주시의 사진관 ‘청탑포토’도 현재 2대가 운영하고 있는 장수 가게다. 추천인은 “진주에 사는 사람이라면 이곳에서 한 번 정도는 증명사진을 찍거나 앨범을 촬영해봤을 것”이라고 썼다. 충북 옥천군 ‘옛장터숯불갈비’는 우연히 이 가게를 들른 손님이 백년가게에 추천했다. 직접 키운 농산물을 사용하고 한우 암소 고기를 비교적 싼 가격에 즐길 수 있다는 게 손님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이다.

국민추천제로 선정된 가게 중 가장 업력(사업자등록일 기준)이 오래된 곳은 강원 원주시에 있는 벌꿀 재배 및 판매점인 ‘강원밀봉’이다. 1957년 문을 열어 지금까지 한자리에서 양봉과 판매를 겸하고 있다. 이번에 백년가게 71곳이 추가 선정되면서 백년가게는 총 405곳으로 늘었다. 백년가게 명단은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김호경 기자 kimh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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