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선 배송’… 야쿠르트 카트안에 별별게 다있네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6월 12일 03시 00분


[커버스토리]신선 플랫폼 진화하는 한국야쿠르트

‘야쿠르트 아줌마’의 카트에 담기는 내용물이 야쿠르트를 넘어 반찬과 샌드위치 등 신선식품 전반으로 크게 확장되고 있다. 1969년 한국야쿠르트 설립 후 약 반세기 동안 활동해 온 야쿠르트 아주머니들은 작년 3월부터는 ‘프레시 매니저’로 불리고 있다. 현재 1만1000여 명인 프레시 매니저가 냉장 전동카트 ‘코코(Cold&Cool)’를 활용해 전국의 가정과 사무실에 신선식품을 공급하는 거대 유통 채널이 되고 있는 것이다. 야쿠르트 3300개가 들어가는 220L 용량의 냉장 카트에는 발효유뿐만 아니라 국 탕 찌개 등 가정간편식, 달걀 두부 샐러드 등 신선식품이 가득하다. ‘모바일 냉장고’인 셈이다. 최근엔 한국야쿠르트 온라인몰 ‘하이프레시’의 주문 기능과 결합해 프레시 매니저들이 더 신속하고 정확한 배송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서울 서초구에서 7년가량 활동한 권윤희 프레시 매니저는 “발효유 외에도 제품이 다양해지면서 고객들에게 신선한 먹거리를 제안할 수 있게 돼서 좋다”면서 “최근 50, 60대 고객들이 간편하게 한 끼를 해결할 수 있는 밀키트와 샐러드를 많이 찾는다”고 전했다.

한국야쿠르트는 연간 2조 원 안팎인 국내 발효유 시장의 정체를 뚫기 위해 지난해 창립 50주년을 맞아 신선식품 기업으로의 도약을 선언했다. 발효유 기업을 넘어 전반적인 신선식품을 판매하는 기업으로 진화하고 있는 것이다.

야쿠르트, 윌 등 발효유로 유명한 회사지만 6월 현재 온라인몰 하이프레시에서 판매하는 상품 종류는 282개로 웬만한 식품 회사 못지않다. 자사 브랜드 ‘잇츠온’에서 만든 각종 한식 간편식은 기본이고, 달걀, 샐러드, 죽, 샌드위치, 선식까지 판다. 최근엔 각종 재료가 손질·포장돼 있어 간편하게 요리하는 재미를 느낄 수 있는 밀키트 제품까지 꾸준히 내놓고 있다. 본죽, 종가집, 농협, 팜투베이비 등 국내 대표 식품 브랜드와 손잡고 정육 채소 이유식 등 인기 제품 50여 종도 판매 중이다. 신선 제품 외에도 자체 제작 상품인 하루야채 마스크팩, 발휘 발효홍삼 등 화장품과 건강기능식품도 판매한다.

상품이 다양해지면서 온라인몰 하이프레시 이용자도 늘고 있다. 하이프레시에선 상품별로 정기 배송을 신청할 수 있고, 원하는 배송 시간과 배송 주기도 선택할 수 있다. 2019년 10월 모바일앱 론칭 이후 회원 수는 그해 9월 63만7000명에서 올해 5월 75만 명으로 12만 명가량 증가했다. 연령대별로는 30대(30.8%)와 40대(29.2%) 이용 비중이 높지만, 최근에는 50대(12%)와 60대 이상(5%) 이용 비중도 높아지고 있다. 한국야쿠르트 관계자는 “올해 5월까지 잇츠온 밀키트를 구매한 50, 60대 고객 비중이 40%로 전년 동기 대비 9%포인트 증가했다”면서 “그간 비대면 거래에 익숙하지 않았던 5060세대가 코로나19로 온라인 쇼핑에 재미를 느끼면서 핵심 고객층으로 부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야쿠르트는 하이프레시를 미래 성장동력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회사 전체 매출이 2017년 1조342억 원, 2018년 1조385억 원, 2019년 1조720억 원으로 저성장세에 들어선 만큼 하이프레시의 성장이 필요한 상황이다. 지난해 매출 기준으로 발효유(69%)와 우유(14.4%)에 쏠려 있는 포트폴리오 개선도 요구된다. 한국야쿠르트 측은 “올해 하이프레시 매출이 450억 원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2023년 매출 2000억 원을 목표로 확실한 성장 축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신희철 기자 hcshin@donga.com
#야쿠르트#한국야쿠르트#프레시 매니저#하이프레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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