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이후 투자처를 잃은 자금이 주식채권 시장 등 고위험 고수익 자산으로 이동하는 ‘머니무브’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다. 자금의 이동 속에서도 투자자들은 안정적인 수익을 낼 수 있는 우량주 투자를 선호한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10일 기준 증시주변자금은 모두 149조7217억원으로 지난 2월 말 124조906억원보다 20%가량 증가했다. 최근 증시주변자금은 투자자 예탁금 46조5950억원, 선물 예수금 11조9919억원, 대고객 환매조건부채권(RP) 잔고 79조2407억원, 위탁자미수금 2470억원, 신용융자잔고 11조6471억원 등이다.
일반 투자자들이 주식을 사기 위해 증권사에 일시적으로 맡겨놓은 증시 대기성 자금인 투자자예탁금과 주로 증권사들이 만기 3개월(91일물) 이내로 파는 경우가 많아 단기 투자자금으로 분류되는 대고객 환매조건부채권(RP) 잔고가 정점을 찍었다. 지난 2월 말 투자자예탁금은 31조2124억원, 대고객 RP잔고는 73조4829억원으로 3달여 전보다 대폭 늘었다.
이처럼 개인투자자들의 주식에 관심이 높아지면서 증권사들의 예탁자산이 유례없는 기록을 달성하기도 했다.
삼성증권은 WM(리테일) 예탁자산이 업계 최초로 200조원을 넘어섰다고 최근 밝혔다. WM 예탁자산은 올해 들어 18조원가량 급증했다. WM예탁자산은 개인고객을 담당하는 리테일부문이 자산관리를 맡고 있는 주식과 채권, 종합자산관리계좌(CMA) 등을 가리킨다.
올해 신규 유입된 고객자금 18조원 중 약 60%는 주식시장에 유입됐다. 특히 국내에선 삼성전자 카카오 삼성SDI를 순매수했으며, 해외 주식에서는 알파벳A(구글) 마이크로소프트 테슬라 등을 사들이며 우량주 위주의 매수형태를 보였다.
예금이나 부동산보다는 위험성이 높은 주식시장이지만 고액의 돈을 투자하는 만큼 그 안에서도 안정성을 갖는 우량주에 투자하는 ‘스마트머니’행태를 띤 것이다.
이처럼 증권업계에선 제로(0)금리 시대를 맞아 자산이 예금과 부동산에서 주식으로 이동하는 현상이 머니무브가 더욱 빨라질 것으로 보고 있다.
정준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 종식 시점을 가늠하기 어려운 현시점에서 증권업계가 하반기에 전년 대비 증익을 기대할 수 있는 부문은 리테일 관련 수익”이라면서 “지금의 회전율 상승은 이른바 ‘동학개미운동;으로 일컬어지는 신규 개인투자자 대규모 유입의 결과로 설명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전배승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도 “2분기 일평균 거래대금은 20조원 이상에서 유지되고 있어 1분기에 이은 브로커리지수익 호조세가 이어질 것”이라면서 “개인자금의 증시유입 지속과 높은 회전율로 사상 최대의 거래대금 수준이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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