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머티리얼즈 양산 돌입… 전량 수입했던 반도체 핵심 소재
포토레지스트에도 400억원 투자
SK그룹의 소재 계열사 SK머티리얼즈가 기체 형태의 초고순도(순도 99.999%) 불화수소(HF) 국산화에 처음으로 성공했다. 지난해 7월 일본이 불화수소를 포함한 반도체·디스플레이 3대 핵심 소재에 대한 수출 규제 조치를 내린 지 거의 1년 만이다. 기체 불화수소는 반도체 미세 공정 과정에서 쓰이는 소재로 일본, 미국 등에서 전량 수입해 왔다.
SK머티리얼즈는 17일 기체 불화수소를 경북 영주시 공장에서 양산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연간 15t 규모 생산으로 시작해 2023년까지 국산화율을 70%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먼저 국산화가 이뤄졌던 소재는 액체 불화수소다. 지난해 일본의 수출 규제 조치 직후 솔브레인, 램테크놀로지가 공장 증설을 통해 초고순도 액체 불화수소 대량 생산에 성공하며 일본 스텔라케미파, 모리타화학 등의 물량을 대체했다.
불화수소는 반도체 웨이퍼(기판) 위에 금·백금으로 새겨진 회로만 남기고 나머지 물질은 없애는 역할을 한다. 반도체의 미세 공정 수준이 올라갈수록 액체보다 기체 형태의 불화수소가 더 많이 쓰인다.
SK머티리얼즈는 일본의 또 다른 수출 규제 소재 품목인 불화아르곤 포토레지스트(감광액) 개발에도 착수했다. 약 400억 원을 투자해 내년까지 충남에 공장을 준공하고 2022년부터 연간 5만 갤런 규모의 불화아르곤 포토레지스트를 양산할 계획이다. 앞서 SK머티리얼즈는 포토레지스트 사업에 진출하기 위해 금호석유화학의 전자소재 사업을 400억 원에 인수해 자회사(SK머티리얼즈퍼포먼스)로 편입시켰다. 포토레지스트는 웨이퍼에 미세한 회로를 새길 때 바르는 물질이다. 신에쓰화학, JSR 등 일본 기업이 세계 시장 점유율 90%를 차지해 일본 수출 규제 이후에는 미국, 유럽 등을 통해 수입하고 있다.
SK머티리얼즈뿐만 아니라 미국 화학소재 기업 듀폰이 충남 천안에서 포토레지스트 생산 공장 설립에 착수한 만큼 수년 내 국산화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수출 규제를 받고 있는 디스플레이 소재 플루오린 폴리이미드의 경우 코오롱인더스트리 등이 지난해 국산화에 성공했다.
SK그룹 관계자는 “자체 연구개발, 인수합병(M&A) 등을 통해 핵심 소재 국산화를 계속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