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이 19일 대규모 환매 중단 사태를 일으킨 옵티머스자산운용에 대한 현장검사에 착수했다. 공기업·관공서가 발주한 공사의 매출채권에 주로 투자하는 옵티머스자산운용의 사모펀드에서 384억원의 환매가 중단됐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감원이 앞서 운용사들에 대한 전수조사 등을 했을 때부터 옵티머스운용의 운용실태를 예의주시하고 있었기 때문에 이례적으로 발빠르게 현장검사에 나설 수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금감원 관계자는 “논란이 불거지면 원래 검사를 바로 나가지 못한다. 사실관계 등을 파악한 후 적어도 일주일 뒤에나 나갈 수 있다”면서 “시장에 혼란이 생길 것을 감안해 검사 착수 사실도 공개한 것”이라고 했다. 일단 현장에 나가 일부 사실관계를 확인한 뒤 옵티머스운용에 대한 검사 기간을 정하기로 했다.
금감원은 이번 검사를 통해 환매 중단 사유와 사기 의혹 등을 들여다볼 계획이다. 이 펀드가 주로 투자한 자산이 안전한 매출채권이 맞는지, 자신들도 당한 것이라는 옵티머스운용의 주장이 맞는지 등이 도마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만기 6개월인 이 펀드는 공기업·관공서가 발주한 공사를 수주한 건설사나 IT(정보통신) 기업의 매출채권을 싸게 사들여 수익을 낸다. 기대 수익률은 연 3%안팎으로 낮은 편이지만, 펀드 편입 자산의 95%이상이 정부 산하기관 및 기업의 공공기관 매출채권이라는 점에서 안전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옵티머스운용이 안전한 매출채권이 아닌 부실 사모사채 등 다른 자산에 투자하면서 환매가 중단됐다는 정황이 드러나고 있다. 운용사가 당초 NH투자증권에 제공했던 명세서상의 자산과 다른 자산이 펀드에 편입돼 있음을 NH투자증권이 확인했다.
또 옵티머스운용이 부실 사모사채를 인수한 뒤 ‘펀드 돌려막기’로 자금을 빼돌렸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다만 옵티머스운용은 매출채권의 위조 가능성을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 관계자는 “매출채권이 사기였다느니, 옵티머스운용이 이상한 데에 돈을 썼다느니, 옵티머스운용은 자사가 당했다느니, 언론 등을 통해 나오는 이런저런거 얘기들을 다 포함해서 볼 것”이라고 말했다.
펀드 자산의 부실 정도에 따라 환매 중단 규모가 더 불어날 수 있어 한동안 옵티머스운용을 둘러싼 논란이 지속될 전망이다.
옵티머스운용은 전날(18일) 판매사인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에 ‘옵티머스 크리에이터 채권전문투자형 사모투자신탁 제25호, 제26호’에 대한 만기 연장을 요청하는 공문을 보냈다. 옵티머스운용은 “법률적 사유”로 만기 연장을 요청한다고 했다.
이번에 환매 연기가 통보된 규모는 NH투자증권 217억원, 한국투자증권 167억원 등 총 384억원이다. 옵티머스운용이 이번에 환매 중단된 펀드와 비슷한 구조의 또 다른 펀드들을 출시했던 점을 감안하면 최고 5000억원대 환매 중단 사태가 발생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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