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위기 상황, 시간이 없다”…나흘만에 또 반도체 현장 찾아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6월 19일 15시 34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9일 경기 화성 반도체연구소를 찾아 재차 “가혹한 위기 상황”을 강조하며 미래 기술에 매진해 달라고 주문했다. 지난 15일 반도체와 파운드리(위탁생산), 무선사업부 사장단 회의를 연달아 소집한 지 나흘 만에 다시 위기상황을 강조한 것이다.

이 부회장은 이날 반도체부문(DS부문) 사장단과 간담회를 열고 “시간이 없다”며 “(현재는) 가혹한 위기 상황이다. 미래 기술을 얼마나 빨리 우리 것으로 만드느냐에 생존이 달려있다”고 강조했다.

이 부회장은 올해에만 여러 차례 화성 반도체 사업장을 찾아 미래 기술 개발 현장을 둘러보고 초격차 전략을 강조한 바 있다. 새해 첫 경영 행보로도 화성 반도체 연구소를 찾아 삼성전자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3나노 공정 기술을 보고 받고 “과거의 실적이 미래의 성공을 보장해주지 않는다”며 “역사는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가는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나흘 전에는 반도체와 파운드리 사업부 경영진과 연달아 회의를 갖고 초유의 미중 무역갈등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등을 헤쳐나갈 전략에 대해 집중 논의했다.

19일 사장단 간담회에서는 △차세대 반도체 개발 로드맵 △메모리 및 시스템반도체 개발 현황 △설비·소재 및 공정기술 등에 대한 중장기 전략 △글로벌 반도체 산업환경 변화 및 포스트 코로나 대책 등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는 김기남 DS부문장 부회장, 진교영 메모리사업부장 사장, 정은승 파운드리사업부장 사장, 강인엽 시스템LSI사업부장 사장, 박학규 DS부문 경영지원실장 사장, 강호규 반도체연구소장 등이 참석했다. 이 부회장은 사장단 간담회 이후 차세대 반도체 연구원들을 만나 2030년 까지 시스템반도체 세계 1위를 이루겠다는 ‘반도체 비전 2030’ 달성 의지를 다졌다.

한편 이 부회장은 이날 삼성전자 국내 주요 사업장의 안전 관리를 책임지고 있는 환경안전팀장들을 소집해 안전한 환경을 구축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사업 규모가 커짐에 따라 직원과 주민들이 안전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책임감을 가져달라는 취지였다. 이 부회장은 “ 환경안전 분야는 지속가능한 미래를 만드는 기반이다. 기술과 안전, 환경 모두에서 진정한 초일류가 될 수 있도록 중장기 로드맵을 체계적으로 구축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달 대국민 사과를 겸한 기자회견에서 “기술과 제품은 인류라는 찬사를 듣고 있지만 삼성을 바라보는 시선은 여전히 따갑다”며 환경, 안전 등 다양한 분야에서도 초일류가 되겠다는 뉴삼성 비전에 따른 행보라는 분석이다.

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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