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9일 경기 화성 반도체연구소를 찾아 재차 “가혹한 위기 상황”을 강조하며 미래 기술에 매진해 달라고 주문했다. 지난 15일 반도체와 파운드리(위탁생산), 무선사업부 사장단 회의를 연달아 소집한 지 나흘 만에 다시 위기상황을 강조한 것이다.
이 부회장은 이날 반도체부문(DS부문) 사장단과 간담회를 열고 “시간이 없다”며 “(현재는) 가혹한 위기 상황이다. 미래 기술을 얼마나 빨리 우리 것으로 만드느냐에 생존이 달려있다”고 강조했다.
이 부회장은 올해에만 여러 차례 화성 반도체 사업장을 찾아 미래 기술 개발 현장을 둘러보고 초격차 전략을 강조한 바 있다. 새해 첫 경영 행보로도 화성 반도체 연구소를 찾아 삼성전자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3나노 공정 기술을 보고 받고 “과거의 실적이 미래의 성공을 보장해주지 않는다”며 “역사는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가는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나흘 전에는 반도체와 파운드리 사업부 경영진과 연달아 회의를 갖고 초유의 미중 무역갈등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등을 헤쳐나갈 전략에 대해 집중 논의했다.
19일 사장단 간담회에서는 △차세대 반도체 개발 로드맵 △메모리 및 시스템반도체 개발 현황 △설비·소재 및 공정기술 등에 대한 중장기 전략 △글로벌 반도체 산업환경 변화 및 포스트 코로나 대책 등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는 김기남 DS부문장 부회장, 진교영 메모리사업부장 사장, 정은승 파운드리사업부장 사장, 강인엽 시스템LSI사업부장 사장, 박학규 DS부문 경영지원실장 사장, 강호규 반도체연구소장 등이 참석했다. 이 부회장은 사장단 간담회 이후 차세대 반도체 연구원들을 만나 2030년 까지 시스템반도체 세계 1위를 이루겠다는 ‘반도체 비전 2030’ 달성 의지를 다졌다.
한편 이 부회장은 이날 삼성전자 국내 주요 사업장의 안전 관리를 책임지고 있는 환경안전팀장들을 소집해 안전한 환경을 구축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사업 규모가 커짐에 따라 직원과 주민들이 안전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책임감을 가져달라는 취지였다. 이 부회장은 “ 환경안전 분야는 지속가능한 미래를 만드는 기반이다. 기술과 안전, 환경 모두에서 진정한 초일류가 될 수 있도록 중장기 로드맵을 체계적으로 구축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달 대국민 사과를 겸한 기자회견에서 “기술과 제품은 인류라는 찬사를 듣고 있지만 삼성을 바라보는 시선은 여전히 따갑다”며 환경, 안전 등 다양한 분야에서도 초일류가 되겠다는 뉴삼성 비전에 따른 행보라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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