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는 지난달 25일 서울 광진구 워커힐호텔 내 SK연수원에서 주요 경영진 및 사외이사들이 모여 미래 불확실성에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에 대해 논의하는 워크숍을 개최했다. 이들은 8시간 동안 ‘마라톤 회의’를 이어가며 중장기적 경영 전략을 모색했다. SK하이닉스 제공
지난달 25일 서울 광진구 워커힐호텔 내 SK연수원에서 SK하이닉스 주요 경영진과 사외이사 6명이 한자리에 모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비롯해 미중 기술 패권 경쟁이 반도체 시장에서 집중적으로 벌어지는 등 대외 경영 불확실성이 높아지자 대응방안을 찾기 위한 자리였다.
이 워크숍은 총 8시간 동안 이어졌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SK하이닉스 이사회 의장)과 이석희 SK하이닉스 사장 등 주요 경영진과 하영구 선임사외이사(김앤장 법률사무소 고문), 신창환 사외이사(성균관대 전자전기공학부 교수) 등 사외이사진은 열띤 ‘마라톤 회의’를 이어가며 미래 전략을 논의했다.
SK하이닉스 측은 “과거 경영 관련 논의는 사내 경영진만 모여 진행하는 것이 일반적이었지만 최근 들어 SK하이닉스는 사외이사까지 함께 경영진과 토론을 벌이며 의사결정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워크숍에 참석한 신 교수는 “낸드플래시 생산력, 품질 경쟁력 향상을 위한 방안 논의부터 업무 환경, 인재 육성 등 경영 전반에 대해 함께 문제를 파헤치고 분석했다. 미래 전략에 대해 경영진과 의견을 공유하고 고민할 수 있었던 자리였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가 사외이사의 역할을 대폭 강화하고 있다. 워크숍처럼 경영진, 사외이사진이 토론하는 자리를 마련하는 것 외에도 경영 감독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이사회 산하에 5개의 전문위원회를 두는 등 제도적 보완책도 마련해 놓고 있다.
회계 업무를 감사하는 ‘감사위원회’, 준법 경영, 지속가능 경영 전략 수립과 결과를 검토하는 ‘지속경영위원회’, 사외이사 후보를 추천하는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 등이다. 올해는 ‘보상위원회’와 ‘투자전략위원회’도 신설했다. 보상위원회는 이사와 경영진의 보수에 대한 감독을 강화하고, 투자전략위원회는 중대한 투자 안건들을 심층적으로 심의하고 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이 밖에도 반도체 사업에 대한 사외이사들의 이해를 돕기 위한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도 운영을 시작했다”며 “이 모든 제도적 장치는 사외이사 제도의 핵심이 독립성과 전문성에 있다는 경영철학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말했다. SK하이닉스 이사회는 총 9명 중 6명이 사외이사다. 사외이사진은 금융, 회계, 반도체 기술, 법률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로 구성돼 있다.
SK하이닉스는 사외이사로만 구성된 사외이사회도 매달 개최하고 있다. 사외이사들이 이사회에서 바로 의사결정에 참여하기보다 안건에 대해 미리 고민할 수 있는 시간을 주도록 하자는 취지다. 하 선임사외이사는 “이사회가 열리기 전 회사로부터 안건에 대해 보고를 받고, 이에 대해 함께 공부하고 심층적으로 논의하는 시간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는 2017년부터 사외이사진을 대폭 강화하고, 독립성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신 교수는 2017년 당시 유일한 30대 사외이사로 이름을 올리며 ‘변화와 혁신’으로 요약되는 SK 인사실험의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치열하게 공부하며 의사결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이사회 구현이 궁극적 목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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