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52)에 대한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과 관련해 기소 여부를 심의할 대검찰청 수사심의위원회 개최(26일)가 나흘 앞으로 다가왔다. 삼성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미중 패권 경쟁 등 여러 악재가 쌓여 있는 상황에서 기소로 인한 경영 차질이라는 초대형 불확실성이 더해질까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 부회장은 23일 만 52번째 생일을 맞는다. 최근 일주일 동안 메모리 반도체,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무선사업부 등 사업별 릴레이 사장단 회의를 열고, 경기 화성시 반도체연구소를 찾는 등 활발한 현장 경영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이 부회장은 19일 화성 반도체연구소를 찾아 경영진과의 간담회에서 “시간이 없다. 가혹한 위기 상황이다”며 절박한 심정을 드러낸 바 있다. 이 부회장은 23일에는 삼성서울병원에 장기간 입원 중인 아버지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78)을 찾을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 측은 검찰 기소로 이 부회장을 비롯해 경영진에 대한 재판이 시작될 경우 정상적인 경영이 불가능해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대규모 인수합병(M&A) 및 시설투자 등 중장기적 결정, 글로벌 네트워킹 구축 등에서 이 부회장의 역할이 절대적이기 때문이다.
21일 재계 관계자는 “일본 수출 규제 당시 이 부회장은 직접 일본 출장길에 오르며 ‘민간 경제특사’ 역할을 수행했고, 코로나19 사태로 마스크 품귀현상이 발생하자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마스크 공수작전을 벌이기도 했다”며 “이 부회장이 기소되면 빠르고 효율적 위기 대응이 어려워질 수 있다”고 말했다.
삼성 관계자도 “미중 패권 경쟁 등 무역질서가 대격변기를 맞고, 코로나19로 불확실성이 최고조에 달해 어느 때보다 위기감이 높다”며 “수사심의위에서 합리적인 결론이 나오기만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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