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OLED 따라잡자”…TV용 디스플레이 中·日 손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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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년 6월 22일 06시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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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디스플레이가 2017년 착공해 2019년 8월 완공한 중국 광저우의 8.5세대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패널 공장 전경(LG디스플레이 제공) © 뉴스1
LG디스플레이가 2017년 착공해 2019년 8월 완공한 중국 광저우의 8.5세대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패널 공장 전경(LG디스플레이 제공) © 뉴스1
한국이 선도하고 있는 TV용 대형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중국과 일본 기업이 손을 맞잡았다.

중국의 TCL CSOT와 일본 JOLED 지분을 인수하며 투자금을 지원하는 형태로 차세대 생산기술인 ‘잉크젯 프린팅’ 방식으로 TV용 대형 올레드 패널을 생산하겠다는 것이다.

현재 글로벌 올레드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TV용 대형 패널은 사실상 LG디스플레이가 독점 생산하고 있어서 한국이 세계 시장을 선점 중이다.

이미 LCD(액정표시장치) 시장에서 중국에 시장 리더십을 내준 상태에서 한국이 주도하고 있는 올레드 분야에서도 중국과 일본 등 경쟁국으로부터 거센 추격에 직면했다는 분석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일본의 디스플레이 업체 JOLED는 최근 중국의 TCL CSOT와 자본 및 비즈니스 제휴를 맺고 TV용 대형 올레드 공동 개발에 착수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JOLED가 제3자 배정방식으로 발행하는 신주를 TCL CSOT가 인수하고 이를 통해 JOLED는 자금을 조달하는 방식이다. 자금 조달 규모는 200억엔(약 2263억원)이며 TCL CSOT는 JOLED 지분 10.76%를 확보하게 됐다.

JOLED는 2015년 1월 일본 정부기관인 산업혁신기구(INCJ)와 재팬디스플레이(JDI), 소니, 파나소닉 등이 합작해 만든 올레드 전문 기업이다.

TCL CSOT는 중국을 대표하는 전자기업으로 출하량 기준으로 삼성전자, LG전자에 이은 세계 3위 TV 생산업체 TCL을 모기업으로 둔 디스플레이 생산 업체다.

이번 협력을 통해 JOLED와 TCL CSOT는 잉크젯 프린팅 방식으로 TV용 대형 올레드 패널 공동 개발을 진행할 계획이다.

현재 디스플레이 업계에선 스스로 빛을 내는 유기화합물을 진공 상태에서 고온으로 가열해 기판에 뿌리는 ‘진공증착’ 방식의 올레드 패널 생산기법이 널리 쓰이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도 이 기술을 활용하고 있다.

반면 잉크젯은 방식은 액체 상태의 소재를 노즐로 기판 위에 분사해 만드는 것이다. 진공증착 방식의 복잡한 공정과 유기화합물 재료 손실이 줄어 양산시간을 단축하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대량생산이 가능할 때까지 수율을 확보하기가 어렵다는 기술적 한계도 뚜렷하다.

잉크젯 방식에 가장 적극적인 기업이 일본의 JOLED다. JOLED는 지난해 11월 잉크젯 방식의 5.5세대 올레드 패널 공장을 건설하고 가동을 시작하고 있다.

일본과 중국을 대표하는 디스플레이 업체들이 협력하게 된 배경은 한국이 선도하고 있는 올레드 시장에서의 주도권을 빼앗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글로벌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LCD 부문은 중국이 석권했으나 올레드 기술에서는 한국이 압도적 선두를 지키고 있다.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말 기준 올레드 패널 시장에서 우리나라의 점유율은 89.9%로 9.3%에 그친 중국에 크게 앞섰다. 응용제품별로 스마트폰에 주로 쓰이는 중소형 올레드 패널 시장은 한국 점유율이 88.7%였고, TV용 대형 패널은 99.3%에 달했다.

특히 중소형 올레드 패널의 경우 중국에서 BOE, CSOT, 티안마 등이 적극적으로 기술 개발에 나서고 있으나 TV용 대형 패널에서는 LG디스플레이가 사실상 유일한 공급업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TV용 대형 패널 시장에서 기존의 LCD 기술을 포기하고 QD(퀀텀닷) 방식의 기술을 도입하기 위해 2025년까지 13조1000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당장 디스플레이 업계에선 일본과 중국을 대표하는 기업들이 힘을 합치면서 우리나라의 올레드 경쟁력이 흔들릴 것을 우려하고 있다. LCD를 중국에 내준 것처럼 올레드 분야에서도 한국이 기술 리더십을 잃을 경우 전자업계에 심각한 타격이 올 수 있다는 지적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과거 LCD 시장 주도권을 한국에 내준 이후 올레드로 설욕을 꿈꾸고 있는 일본과 LCD를 집어삼킨 후 올레드마저 넘보는 중국이 말 그대로 ‘코리아 올레드’ 타도를 위해 손을 맞잡은 꼴”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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