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반도체 등 한국 12대 주력산업의 수출 실적이 하반기들어 완만한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국면에서 반사이익을 얻는 IT 산업군은 수출이 늘지만, 자동차와 정유 등의 분야는 충격이 계속될 전망이다.
산업연구원(KIET)은 22일 ‘2020년 하반기 경제·산업 전망’ 보고서에서 자동차·조선·일반기계·철강·정유·석유화학·섬유·가전·정보통신기기·반도체·디스플레이·이차전지 등 12대 주력산업의 하반기 수출이 6.1% 감소할 것으로 예측했다.
하반기에도 여전히 수출 감소로 고전이 예상되나 상반기 예상 감소폭(-13.5%)에 비하면 개선될 것이라는 예상이다.
최종 내구소비재로 경기에 민감한 자동차·가전을 비롯해 소비재 성격이 강한 섬유 등과 단가의 영향을 받는 철강·정유·석유화학, 경쟁력 약화로 부진이 계속되고 있는 디스플레이 등의 수출이 하반기에도 여전히 감소할 전망이다.
반면 비대면 산업과 밀접한 연관을 가진 정보통신기기와 반도체는 하반기 수출 증가가 예상된다. 조선과 일반 기계도 기주문량의 인도 등으로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서는 다소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상반기 수출과 종합한 수출 증가율은 자동차 -18.2%, 조선 -2.7%, 일반기계 -3.5%, 철강 -14.5%, 정유 -36.0%, 석유화학 -10.1%, 섬유 -16.7%, 가전 -14.2%, 정보통신기기 +10.8%, 반도체 +2.0%, 디스플레이 -20.1%, 이차전지 -3.4%로 전망된다. 정보통신기기와 반도체를 제외한 모든 항목의 수출이 전년 대비 감소할 것이라는 예측이다.
수출 상황이 다소 개선되는 것과 맞물려 12대 산업의 하반기 생산은 역시 상반기보다 나아질 전망이다. 산업연구원은 정보통신기기와 반도체 등은 증가세를 보이고, 이차전지는 상승세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했다. 또 디스플레이를 제외한 모든 산업의 생산 감소율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예측했다.
내수도 정부의 각종 지원 정책과 경기 부양책 등에 힘입어 하반기 반등을 기대할 수 있을 전망이다. 자동차(-4.8%)·조선(+38.1%)·반도체(+4.5%) 등의 내수는 하반기 성장률이 다소 낮아질 것으로 보이나 대부분의 산업에서 감소율이 둔화되는 양상으로 전환될 것이라는 예상이다.
12대 산업의 수입의 경우 수출과 비슷한 수준인 5.9% 감소가 예측됐다. 자동차·철강·정유·디스플레이 등의 수입이 큰 폭으로 감소할 전망이고, 조선·석유화학 등의 수입은 증가세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산업연구원은 하반기에 코로나19 상황이 개선됐을 것을 전제로 이번 전망을 내놓았다. 국내 생산기반이 비교적 잘 유지되고 있어 코로나19 회복 이후 즉각적인 대응이 가능하고, 단기간 내 문제해결 능력에서 한국기업이 우월해 회복기에도 경쟁우위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는 예상이다.
산업연구원은 “코로나19 대응을 적절히 잘 한다면 우리 산업·경제가 한단계 업그레이드 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며 “이를 위해서는 우리 기업이 단기적인 금융지원, 내수 활성화 등을 통해 코로나 상황에서 생존할 수 있어야 하며, 이를 계기로 중장기 산업구조변화에 적절히 대응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현재 책정된 기간산업안정기금(40조원) 이상의 추가적인 금융·세제 지원으로 경영 안정을 꾀하고, 내구소비재 소비세 감면과 구매 보조금·노후 차량 지원 확대 등을 통해 내수 확대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또한 기업인의 해외 방문 시 격리 조치 완화·폐지 등을 위한 관련국 협의를 강화하는 등 다른 국가와의 협력을 통한 수출 지원 전략을 마련해야한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과감한 투자 유인책을 도입하고 기업 구조조정을 이끌어내는 한편, 포스트코로나에 따른 산업구조에 부응하는 투자전략을 강화하고 변화하는 글로벌 밸류 체인(GVC)을 고려한 일자리·산업정책도 구상해야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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