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서도 ‘삼성전자 과외’ 효과… 폴란드 마스크 업체 생산 3배로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6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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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공장 지원사업 해외로 확대

대전의 마스크 제조사 레스텍에서 이 회사 박나원 공장장(오른쪽)과 삼성전자 스마트공장지원센터에서 파견된 권오창 멘토가 마스크 본체와 귀끈 연결 상태를 확인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대전의 마스크 제조사 레스텍에서 이 회사 박나원 공장장(오른쪽)과 삼성전자 스마트공장지원센터에서 파견된 권오창 멘토가 마스크 본체와 귀끈 연결 상태를 확인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폴란드 의류유통전문 기업 ‘프타크(PTAK)’는 올해 5월 마스크 제조업체로 변신했다. 폴란드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하루 400∼500명씩 증가하던 시기였다. 폴란드 정부가 마스크 생산량을 늘리기 위한 프로젝트를 시작했고 프타크도 여기에 동참했다.

마스크 생산설비를 서둘러 구입해 설치했지만 생산이 쉽진 않았다. 생산된 마스크를 정리할 작업대조차 부족했고, 생산라인에 투입된 직원들도 우왕좌왕했다. 설비는 멈추기 일쑤였고, 불량품이 많아 생산된 마스크 상당수는 버려야 했다.

프타크가 도움을 요청한 곳은 삼성전자였다. 3월 삼성이 한국에서 국내 중소기업 스마트공장 구축 지원 경험을 활용해 국내 마스크 제조업체의 생산량을 대폭 늘린 것이 ‘참고서’가 됐다. 프타크는 폴란드 현지에서 생활가전공장을 운영하는 삼성전자의 제조 관련 노하우가 필요했다.

22일 삼성에 따르면 프타크의 어려움을 전해들은 삼성전자는 5월 중순 곧바로 제조팀장을 비롯한 전문가 5명을 프타크 생산라인으로 보냈다. 실사를 거친 뒤 설비 및 제조 전문가를 한달여 동안 수차례 보내며 생산 현장 제조공정 개선 및 기술 전수 등을 진행했다. 삼성전자 지원을 받은 프타크의 하루 마스크 생산량은 2만3000장에서 6만9000장으로 3배로 늘었다.

삼성전자 측은 “유통 전문 업체였던 프타크는 제조 경험이 없다 보니 설비 설치부터 작업 동선, 작업 환경까지 많은 개선이 필요했다”며 “설비 초기 설치뿐 아니라 운영, 현장관리 및 품질 관리 노하우 등을 전수했다”고 밝혔다.

프타크는 현재 마스크 생산라인 2개를 운영 중인데 곧 4대의 설비를 추가로 들여와 마스크 생산량을 대폭 늘릴 계획이다. 6월에도 폴란드에선 하루에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300∼600명씩 증가하며 증가세가 잦아들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역시 프타크의 마스크 생산성을 최대치로 끌어올릴 수 있도록 추가 지원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도움을 받은 프타크 측은 최고경영자(CEO) 등이 직접 나서 삼성전자의 스마트공장 지원 과정을 폴란드 정부 및 마스크 생산 프로젝트에 참가한 기업에 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삼성전자는 국내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고, 마스크 품귀현상이 발생했던 3, 4월 국내에서 마스크 및 코로나19 관련 위생용품 생산 업체들을 도와 생산량을 끌어올렸다. E&W, 레스텍, 에버그린, 화진산업 등 국내 마스크 제조업체에 제조 전문가들을 파견해 마스크 생산 향상을 지원했고, 이 4개 업체의 하루 마스크 생산량은 기존 총 92만 개에서 139만 개로 51% 증가했다. 최근에는 코로나19 진단키트 업체, 보호구 제조업체 등에도 생산 노하우를 전수하고 있다. 실제로 진단키트 업체 솔젠트는 삼성의 지원 후 생산성이 73% 증가했고, 보호구 제조업체 오토스윙은 고글 생산량이 한 달 3만 개에서 26만 개로 늘어났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국내외 현장에서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삼성전자의 제조 및 기술 노하우가 필요하다면 언제든 적극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동일 기자 dong@donga.com
#삼성전자#폴란드#마스크 업체#스마트공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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