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2020 확대경영회의’ 참석
“재무성과 등 경제적 가치뿐 아니라 지속성장-신뢰 등 기업가치 키워야”
코로나 경제위기 극복 전략 주문
“최고경영자(CEO)들이 기업 가치를 높일 혁신적인 성장 스토리(전략)를 만들어 직접 고객, 사회와 소통해야 합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23일 경기 이천시 SKMS연구소에서 열린 ‘SK 2020 확대경영회의’에 참석해 각 계열사가 CEO 중심으로 새로운 성장 전략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과 국제 무역 분쟁 심화에 따른 경제 위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각 CEO들이 기존과 다른 기업 성장 문법을 제시해야 한다는 것이다. 최 회장이 2015년 경영 일선에 복귀한 뒤 매년 열려 온 확대경영회의는 SK그룹의 주요 경영진이 모두 참석한 가운데 미래 전략을 짜는 가장 중요한 행사다.
이번 확대경영회의는 최 회장을 포함해 최재원 SK 수석부회장, 최창원 SK디스커버리 부회장, 조대식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계열사 CEO 등 30여 명이 참석했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사회적 거리 두기 방침을 고려해 CEO급 경영진만 현장 행사에 참석하고 나머지 임원진은 온라인으로 회의를 지켜봤다.
최 회장은 이날 ‘기업 가치’와 ‘성장 스토리’ 등의 키워드를 여러 차례 언급했다. 그는 “우리가 키워야 할 기업 가치는 단순히 재무성과나 배당 정책 등 경제적 가치뿐만 아니라 지속 가능 성장, 고객 신뢰, 지식재산권, 일하는 문화 등이 포함된다”며 “CEO들이 기업 성장을 가로막는 한계를 발상의 전환으로 혁신하면서 자신만의 성장 스토리를 준비하고 출사표를 던져야 할 것”이라고 했다.
SK그룹과 재계 안팎에선 최 회장이 2016년 확대경영회의에서 기업의 ‘서든 데스(갑작스러운 몰락)’를 언급한 이후로 가장 강한 어조로 경영 불확실성에 따른 위기감을 드러냈다고 보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올해 1분기(1∼3월) 정유·석유화학 부문에서 대규모 적자가 났고, 반도체 및 정보통신기술(ICT) 쪽도 성장 정체 현상이 감지된 만큼 새로운 해법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이번 확대경영회의에선 최 회장이 주재한 가운데 ‘파이낸셜 스토리(재무 관점의 성장전략)와 CEO의 역할’이라는 주제로 토론회가 진행됐다. SK그룹의 각 계열사 CEO들은 신사업 육성과 발굴을 위한 자금 확보 방안과 미래 투자 전략 등을 공유했다.
대표적으로 SK이노베이션은 최근 전기차용 배터리 소재를 생산하는 SK아이이테크놀로지의 기업공개(IPO)를 결정하고 증시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조 단위의 외부 자금을 조달해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신사업 투자에 활용할 예정이다. 지주회사인 SK㈜는 자회사 SK바이오팜의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통해 확보한 자금으로 바이오·제약 분야에서 인수합병(M&A)을 지속해서 추진하기로 했다. 각 계열사는 사업 분야별로 공동 투자 재원을 확보하기 위해 서로 협력하는 방안도 논의했다.
조 의장은 “글로벌 선진 기업과 신생 스타트업과 다르게 SK그룹은 아직 기존 사업 영역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유망 사업을 발굴해 체감할 수 있는 변화를 빠르고 과감하게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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