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발 매출감소 충격이 1년간 지속되면 자영업에 종사하는 30만1000가구가 버티기 어려울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자영업 가구의 금융부채 규모가 상용직이나 임시일용직 등에 비해 큰 수준이어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
24일 한은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 제출한 금융안정보고서를 보면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매출 감소가 1년 넘게 이어지면 버티기 어려운 자영업자가구 수는 30만1000가구(금융부채 59조1000억원)로 추정됐다. 6개월도 버티기 힘든 가구는 18만4000가구(금융부채 37조원)으로 분석됐다.
한은이 정의한 감내기간은 누적 가계적자 규모가 금융자산 등 지출재원을 초과해 유동성 부족에 처하는 시점까지의 기간이다. 한은의 자영업 가구 분석은 업종별 사업소득이 코로나19 확산 직후 신용카드 매출액 변동률만큼 감소한다는 가정하에 이뤄졌다.
한은은 “자영업 가구의 경우 매출 충격이 장기화되면 숙박·음식업 등을 중심으로 적자 가구가 늘어나면서 잠재부실 규모가 상당폭 확대될 것”이라며 “보유자산이 가장 적은 자산 1분위 가구의 감내기간이 가장 짧다”고 설명했다.
자영업가구 빚도 상대적으로 많다. 우리나라 전체 금융부채 보유 가구(1145만가구) 중 가구당 평균 금융부채 규모는 자영업가구가 1억3400만원으로 가장 크다. 이어 상용직가구 1억원, 임시일용직가구 5400만원 순이었다.
한은은 “자영업 업황 변화에 따라 금융지원 정책의 연장 및 확대 등 대응 수준을 조정하면서 영세 자영업 가구의 부실위험에 대비해야한다”고 했다.
또 한은은 임금근로 가구가 실업 충격을 받았을 경우 감내기간이 1년 미만인 가구가 45만8000가구(금융부채 52조2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봤다. 6개월도 버티기 어려운 가구는 28만9000가구(금융부채 33조6000억원)로 추정했다. 한은은 실업 증가폭이 과거 외환위기 수준에 이른다고 가정하고 분석했다.
한은은 “코로나19 확산 등으로 고용여건이 외환위기 수준으로 악화되면 임금근로 가구의 채무상환 능력이 저하되면서 대출 부실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금융자산이 적은 임시일용직 가구의 경우 상용직 가구보다 단기간 내에 부실위험에 빠질 가능성이 큰 것”이라고 했다.
빚을 지고 있는 가구 비중은 상용직가구가 가장 높았다. 전체 금융부채 보유 가구 수(1145만가구) 대비 가구 수 비중을 보면 상용직 가구가 54.0%였다. 이어 자영업 26.4%, 임시일용직 14.9% 순이었다.
한은은 “종합적 고용안정 대책을 차질없이 추진하면서 정책 사각지대를 최소화하는 노력을 지속해야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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