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대출 ‘갭투자’가 죄냐 vs 혈세지원 ‘대출’로 투기가 웬말?

  • 뉴스1
  • 입력 2020년 6월 24일 13시 50분


서울 송파구 잠실 일대 아파트 단지 모습. 2020.6.23/뉴스1 © News1
서울 송파구 잠실 일대 아파트 단지 모습. 2020.6.23/뉴스1 © News1
갭투자자의 투자자금으로 전용되는 전세자금대출을 차단하고 대출연장을 금지하는 내용의 6·17 부동산대책이 발표되며 온라인 댓글을 통한 논쟁도 달아오르고 있다. 내 집 마련을 위한 효율적이고 어쩔 수 없는 방법이란 주장과 함께 정부재원으로 지급되는 저금리 전세대출을 갭투자로 전용하는 것부터가 문제라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24일 포털사이트에 올라온 글과 관련 한 누리꾼(네이버 아이디 kjw0****)은 “갭투자를 죄로 보는 사람들이 많아서 놀랍다”며 “집 없는 사람들인가 본데, 자기가 집 없는 것과 갭투자를 나쁘게 보는 게 왜 연결되는지 그냥 그렇게 투자해서 돈버는 사람들을 보면서 배가 아픈 걸로 보인다”고 언급했다. 또 다같이 고생하는데 머리써서 재산불리지 말라는 의도인지 반문하기도 했다.

전세를 끼고 주택을 사는 것 자체가 개인의 자유라는 지적도 나왔다. 아이디가 smil****인 누리꾼은 “개인 간 거래인데 전세 끼고 사든 안 사든 자유를 박탈하는 국가가 정상이냐”며 대출과 환수도 금융기관이 자율적으로 처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이디 gero**** 등 일부 누리꾼은 전세대출마저 활용하지 않으면 집을 살 수 없는 현실을 토로하기도 했다. 차곡차곡 돈을 모아 집을 사기엔 집값의 오름폭이 크기 때문이란 지적이다.

반면 또 다른 누리꾼(아이디 comp****)은 “전세 대출 상품은 재원이 국민 세금”이라며 “은행 돈 빌려주는 게 아닌 만큼 세금으로 갭투자하는 것을 막는 게 당연하다”는 논지를 폈다. 아이디 yh56****인 누리꾼은 “전세대출은 전세를 살라고 빌려준 것인데 갭투기로 집을 사려고 하니 집값이 오를 수밖에 없다”며 “월세로 사는 가구가 월세보다 싼 은행이자로 빌려다 전세로 살라는 취지가 무색해졌다”고 꼬집었다.

또 “(전세대출을) 악의적으로 이용하는 사람도 있다”며 “누군가는 피해를 볼 테니 막는 것이 당연하다”는 주장(아이디 flow****)도 나왔다. 실제 각종 기금 등 사실상 세금이 재원이라 전세대출의 전용이 늘수록 대출이 꼭 필요한 서민이 대출을 못 받거나, 기금 운용에 악영향을 끼친다. 전문가들은 갭투자가 성행해 호가가 계속 오르면 주변 시세가 자극받게 되고, 결국 세입자의 전세보증금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이밖에 전세대출 규제로 갭투자자가 전세에 살던 집에서 나와 본인이 매수한 집으로 들어가게 되면 이전 전세물량이 시장에 나와 전세 총량과 수요량은 변하지 않는다는 기사에 대해 한 누리꾼(아이디 flow****)은 “왜 다들 전세 공급이 줄고 전셋값이 상승할 것이라고 하는지 항상 궁금했다”며 내용에 수긍하는 입장을 보였다.

한편 지난 5월 말 기준 전체 은행권 전세대출(은행 재원)은 약 111조4000억원 규모이며 지난해와 비교하면 13조4000억원(13.7%) 늘어난 수준이다. 은행권 전체 주택담보대출 증가분(27조2000억원)의 절반을 전세대출이 차지했다. 올해 들어 매달 2조~3조원씩 전세대출 규모가 늘어났다. 전문가들은 급증한 전세대출 중 일부가 갭투자자를 통해 4~6월의 집값상승을 부추겼다고 보고 있다.

(서울=뉴스1)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오늘의 추천영상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