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심의위 D-1’ 또 호소문 쓴 삼성 “객관 판단에 악영향”

  • 뉴스1
  • 입력 2020년 6월 25일 08시 25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바라본 삼성그룹 계열사들이 모인 삼성타운의 모습./뉴스1 © News1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바라본 삼성그룹 계열사들이 모인 삼성타운의 모습./뉴스1 © News1
경영권 불법승계 의혹에 대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수사 중인 검찰의 기소 정당성 등을 논의하는 대검찰청 수사심의위원회를 하루 앞두고 삼성이 또 다시 ‘호소문’을 발표했다.

1년 8개월간 끌어온 수사에 사실상 마침표를 찍게 되는 중차대한 사안을 앞두고 검찰 외부 전문가들의 객관적 판단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수사심의위 논의 결과에 따라 이 부회장은 2017년 2월 이후 40개월여만에 재차 기소 위기에 놓일 수 있어 삼성은 최악의 경우 ‘오너십 공백’에 빠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삼성은 24일 오후 10시쯤 ‘SBS의 보도에 대해 말씀’이란 제목의 입장문을 내고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과정에서 계열사인 삼성증권이 불법적으로 주가를 관리했다는 의혹 보도에 대해 “해당 증권사의 신뢰를 심각히 훼손할 수 있는 일방적 주장으로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당시 자사주 매입은 사전에 매입 계획을 투명하게 공시했고 매입 절차를 정한 관련 규정을 엄격히 준수하고 적법하게 진행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삼성은 자사주 매입의 경우 증권거래법 개정법률안 심사보고서에도 입법취지로 “적대적 기업 매수에 대응하고 주식시장의 안정을 위한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다”고 명기돼 있는 점을 지적했다.

그러면서 “당시 제일모직의 자사주 매입을 시세조종이라고 하는 주장은 법적으로 성립 자체가 안 된다”며 “그러한 주장이 맞다면 모든 기업들의 자사주 매입은 시세조종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삼성증권을 통해 고가주문을 넣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삼성은 “당시 제일모직 자사주 매입 주문을 수행하는 증권사 중 하나였을 뿐”이라며 “자사주 매입은 호가 자체가 규정으로 제한돼 있으므로 고가주문 자체가 시스템적으로 불가능한 구조”라고 말했다.

삼성물산 합병을 반대하는 미국계 벌쳐펀드 ‘엘리엇’에 대응하는 과정을 이 부회장이 주도한 정황을 검찰이 포착했다는 후속 보도에 대해서도 “골드만삭스 제안으로 설명을 들은 적은 있으나 이 부회장이 대책회의에 참석했다는 등의 의혹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반박했다.

삼성이 언론 보도에 대해 입장문을 발표하고 공식 반박한 것은 이번달 들어서 지난 7일 이후 17일만이다. 당시 삼성은 “위기 극복 주역이 돼야 할 삼성이 오히려 경영 위기를 맞으면서 국민께 송구하다”면서 “삼성의 경영이 정상화돼 한국경제 새로운 도약 위해 매진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달라”고 간곡히 호소했다.

이번에 삼성이 재차 입장문을 낸 것은 이 부회장 사건에 대한 검찰 수사심의위를 불과 하루 앞두고 사실상 ‘피의사실 공표’에 해당될 법한 보도가 계속 나오는 데 대한 강한 불만과 동시에 유감을 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더군다나 지상파 방송사의 경우 뉴스 프로그램을 통해 해당 보도를 지속적으로 반복해 송출할 수 있다는 점에서 삼성도 ‘객관적 판단’에 악영향을 줄 우려가 크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오는 26일 열릴 대검찰청 수사심의위에서는 이 부회장 사건에 대한 검찰 수사의 적정성과 기소 여부를 판단하는데, 현직 검사들이 아닌 검찰 외부 법조계 전문가들로 구성돼 있어 특정 언론보도로 인해 심의 과정이 영향받을 수도 있다고 보는 것이다 .

끝으로 삼성은 “유죄 심증을 전제로 한 검찰의 피의 사실이 철저한 검증절차 없이 언론을 통해 공표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며 “근거 없는 억측 보도가 반복되는 데 대해 깊은 유감을 표시하며 자제를 간곡히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오늘의 추천영상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