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공장 파이프라인과 저장탱크, 스마트를 입다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6월 30일 09시 40분


정유공장이 스마트 팩토리로 거듭나고 있다. 충남 서산시에 위치한 현대오일뱅크 대산공장은 넓이가 400만 ㎡로 서울 여의도의 1.5배에 달한다. 워낙 넓은 부지에 대규모 설비가 구축되어 있는 장치산업의 특성상 데이터 베이스에 기반한 모니터링이 필수다.

현대오일뱅크 역시 원유 도입부터 정제 및 출하에 이르는 대부분의 공정을 자동화 시스템으로 운영하고 있다. 각 자동화 시스템에 부착된 모니터링 시스템은 각 공정의 실시간 온도와 압력, 전력 사용량 등 많은 양의 데이터를 수집한다. 현대오일뱅크 직원들은 이들 데이터를 통해 현재 공정이 얼마나 안정적이고 효율적으로 가동되는가를 판단한다.

현재 공장 곳곳에 50여 개의 모니터링 시스템을 가동되고 있는데 예전에는 직원들이 모니터링 시스템이 설치된 장소를 정기적으로 방문해 각 공정의 이상 유무를 확인해야 했다. 또 현대오일뱅크는 제조사들의 독점 공급으로 인한 비용 증가를 방지하고 개별 공정에 최적화된 시스템을 도입하기 위해 다양한 제조사로부터 자동화 시스템을 도입해왔는데 이 또한 직원들의 업무 부담을 가중시켰다. 정유, 석유화학 공정은 연속 공정이기 때문에 직원들은 자신이 맡은 공정 외에도 이웃한 공정의 현황도 실시간 확인해야 하는데 공정 별로 자동화 시스템이 다르다 보니 모니터링 시스템도 서로 호환 되지 않는 경우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현대오일뱅크는 2017년 8월부터 ‘설비통합모니터링시스템’ 개발에 착수, 2018년 4월 오픈했다. 새로 개발한 ‘설비통합모니터링시스템’은 현대오일뱅크가 보유한 다양한 자동화 시스템의 제조사별 특성을 고려, 가장 최적화된 방식으로 데이터를 수집 및 분석할 수 있게 설계됐다. 따라서 공장 곳곳에 분산되어 있는 모니터링 시스템의 인터페이스 문제를 최소화할 수 있었다. ‘설비통합모니터링시스템’에는 공정의 이상징후인 알람(Alarm)과 운전원이 발생된 알람에 대응하는 이벤트(Event) 등의 데이터가 축적된다. 운전원들은 현장을 일일이 방문하지 않고 사무실내 PC화면을 통해 설비 문제를 확인하고 필요한 조치를 취할 수 있다.

‘설비통합모니터링시스템’은 고질적으로 발생하는 공정트러블의 원인을 찾고 사전에 예방하는 기능도 갖췄다. ‘알람’과 ‘이벤트’의 원인을 분석하고 처리 절차를 체계적으로 관리해 향후 유사한 상황에서도 쉽게 적용할 수 있는 지식베이스 기능을 추가했기 때문이다. 앞으로 현대오일뱅크는 빅데이터 기술을 활용, 각 설비의 점검 주기와 교체 수요를 사전에 예측할 수 있도록 ‘설비통합모니터링 시스템’을 발전시켜 갈 계획이다.

이상훈 기자 janua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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