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갈등으로 홍콩이 시계 제로 상황에 빠지면서 그간 홍콩을 중국 수출의 교두보로 사용해 온 한국의 수출 전략도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30일 무역협회에 따르면 홍콩은 중국, 미국, 베트남에 이은 한국의 네 번째 수출시장이다. 지난해 대홍콩 수출액은 319억 달러(약 38조3000억 원)에 이른다. 홍콩의 무관세 혜택과 낮은 법인세 등의 장점을 활용해 국내 기업들이 홍콩을 중국 수출의 디딤돌로 삼았기 때문이다. 지난해 한국의 홍콩 수출 중 금액 기준으로 약 98%는 중국으로 재수출됐다.
박정동 인천대 무역학과 교수는 “서방의 자본과 중국을 잘 아는 홍콩 사업자를 모두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는데 홍콩의 특별지위가 박탈되면 홍콩의 징검다리 역할도 사라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으로 한국으로선 중국으로 직수출을 하는 형태로 수출 구조의 변화를 꾀해야 하는 부담이 생길 수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중개무역 중심지인 홍콩을 활용하지 못하면 시설투자비와 물류비용 등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화장품과 농축산물 검역 등에서 홍콩보다 중국이 까다로운 점도 걸림돌이다.
장기적으로 미중 무역분쟁이 격화돼 자국 중심주의, 보호무역주의가 강해지면 무역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에 타격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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