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계가 내년 최저임금으로 1만원을 제시한 것에 대해 소상공인과 중소기업계는 일제히 과도하다는 반응을 내놓고 있다. 일부에서는 노동계 요구안이 양측이 상생할 수 있는 협상안으로 보기 어렵다며 당혹스럽다고 평가했다.
1일 관계부처와 업계 등에 따르면 고용노동부 산하 최저임금위원회는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4차 전원회의에서 노사 위원들로부터 2021년 최저임금 첫 요구안을 제출받았다. 노동계는 올해보다 16.4%(1410원) 오른 1만원을, 경영계는 2.1%(180원) 삭감한 8410원을 제시했다.
경영계는 Δ코로나19로 인한 영세·중소기업·소상공인의 경영 악화 Δ한국 경제의 역성장 가능성 Δ지난 3년 동안의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 Δ주 15시간 미만 초단시간 노동자 급증 등을 감안할 때 최저임금을 삭감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중견기업연합회 관계자는 “(삭감안을 제시한 것은) 현 경제상황에 대해 경영계 쪽에서 느끼는 절박함이 그대로 반영됐다고 보면 된다”며 “그 정도는 삭감해야 기업이 버틸 수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임금을 동결해도 기업들이 살아남기 어려운 상황에서 16.4% 인상액을 제시한 것은 위기 상황을 함께 헤쳐 나가야 하는 파트너로서는 과도한 측면이 있다”며 “코로나19 서로 ‘함께 살자’는 쪽으로 협상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소상공인들 역시 코로나19로 인해 매출이 급감한 탓에 임금을 더이상 올려줄 여력이 없다는 입장이다. 음식점업과 숙박업 등 서비스업의 경우 매출이 최대 70~80% 급감했다. 재난지원금 지급 이후 매출이 반짝 반등하기도 했지만 지금은 효과가 대부분 사라졌다고 지적한다.
소상공인연합회 관계자는 “평상시라면 최저임금과 최저생계비에 대한 존중으로 (대폭 인상하자는) 주장에 귀를 기울일 것”이라면서도 “코로나19라는 재난으로 매우 어려운 상황에서는 (인상안의) 근거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소상공인 입장에서는) 2.1%보다 더 인하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소상공인 때문에 인하폭이 너무 커져서 지불 능력이 있는 곳에 근무하는 취약 근로자까지 피해를 봐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2.1%로는 부족하지만 소상공인의 입장을 많이 반영했다”고 말했다.
중소기업중앙회 관계자는 “코로나19라는 전대미문의 위기 속에서 전 세계의 경제성장률은 갈수록 하향 전망되고 있다. IMF도 4월에는 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을 -1.2%로 전망했다가 지난달 24일 -2.1%로 하향 조정했다”며 “실업자 수도 3월부터 10만명대 이상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현재의 고용상황을 유지하려면 임금을 올려서 근로자를 감원할 것인지, 임금을 깎으면서 일자리를 유지할 것인지 선택의 문제가 있다”며 “전체적인 경제를 생각한다면 최소한 국제기구가 제시한 정도의 경제성장률이나 물가상승률을 감안하는 게 맞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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