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빅데이터 등 신기술 속속 도입… NH농협-신한銀, 외부 전문가 영입
우리銀, 디지털전환-AI 부서 신설… ‘미래고객 잡기’ 유튜브 제작도 활발
대형 금융회사들이 하반기 경영 목표를 일제히 ‘디지털 혁신’으로 잡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언택트(비대면) 수요 증가를 피부로 느낀 주요 금융지주사와 은행들이 디지털 분야 외부 인재 수혈과 함께 신기술을 활용한 신규 고객 다잡기에 사활을 걸고 있는 것이다.
KB금융지주는 10일 그룹 경영진 워크숍을 화상회의로 열고 올해 초 세운 전략의 추진 현황을 점검한 뒤 코로나19 이후 급속히 디지털화하고 있는 금융환경 변화에 따른 중장기 경영전략 방향을 논의할 예정이다. 신한금융지주도 27일 경영진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비한 디지털 전환 등 하반기 대응 방안을 모색할 예정이다.
앞서 3일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은 하반기 경영전략회의를 통해 “코로나19로 인해 예상되는 건전성 악화 등 다양한 리스크에 대한 대응이 중요해졌다”며 디지털 혁신 등을 주문했다.
우리은행의 경우 연체율, 건전성 관리 강화 등 국내외 심사 역량을 제고하고 마이데이터 등 신시장 진출,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 디지털 신기술을 도입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언택트 가속화에 따라 개인 신용평가나 등기말소 등을 로봇 기반으로 전산화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고 했다.
은행권의 디지털 혁신 바람은 인재 영입과 최근 하반기 인사 및 조직 개편에서 더욱 두드러진다. 통상 하반기 인사는 소규모 인력 이동에 그쳤으나 올해는 은행들이 디지털 부문을 강화하기 위해 인력을 대거 충원 중이다.
은행 중에서도 특히 순혈주의가 강하고 기업문화가 보수적이라는 평가를 받는 NH농협은행은 1일 이상래 전 삼성SDS 상무를 디지털금융부문장(CDO)에 임명해 화제를 모았다.
이미 신한은행이 외부에서 영입한 디지털 전문가는 AI, 빅데이터, 블록체인 등 디지털 분야 50명,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개발 등 정보통신기술(ICT) 분야 23명 등 73명에 이른다.
우리은행은 ‘디지털 전환 선도’를 강조하는 조직 개편을 실시해 디지털금융그룹 내에 ‘DT(디지털전환) 추진단’과 ‘AI사업부’를 신설했다.
동영상 콘텐츠 소비문화에 발맞춰 금융권이 유튜브 제작과 조회수 올리기에 열을 올리는 흐름도 감지된다. 미래 고객을 선점하기 위해 유튜브 채널을 통해 웹드라마를 선보이거나 방탄소년단 인터뷰, 통장을 개설하는 캐릭터 펭수의 이야기 등을 별도 콘텐츠로 만들어 젊은층 공략에 나서는 식이다.
9일 오후 4시 현재 구독자 수는 공식 유튜브 채널 기준으로 농협은행이 43만2000여 명으로 가장 많고 국민은행이 16만2000여 명으로 그 뒤를 따르고 있으며 신한은행(4만6800여 명), 우리은행(2만7800여 명), 하나은행(2만7500여 명), IBK기업은행(1만600여 명) 순이다.
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 “코로나에 고객들 지점 방문 급감”… 5대은행, 연내 140여곳 정리 계획 ▼
주요 시중은행이 연내 140여 곳의 지점을 정리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비대면 거래 비중은 갈수록 커지는 반면 지점을 방문하는 고객 수는 급격히 줄고 있기 때문이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KB국민·우리·하나·NH농협은행 등 주요 5대 은행은 상반기(1∼6월) 95개 지점을 통폐합했다. 하반기(7∼12월)에도 신한 6곳, KB국민 15곳, 우리 15곳, 하나은행 10곳의 지점을 통폐합할 예정이다. 2015년 말 기준 4382곳이었던 5대 은행 전국 지점 수는 지난해 말 기준 3872곳으로 11.6% 줄었다.
은행들이 지점을 줄이는 것은 금융상품 가입부터 대출까지 지점을 방문해야 가능했던 서비스가 이제 모두 모바일 뱅킹 등 비대면으로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은행 관계자는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문에 고객의 지점 방문 횟수가 더 줄었다”고 했다.
하지만 고령층은 비대면 서비스에 익숙하지 않아 은행을 직접 방문할 수밖에 없다. 지점이 급격히 줄어들면 고령층이 금융서비스에서 소외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은행 지점 통폐합과 함께 고령층에 대한 배려도 필요하다”며 “남은 지점 중 상대적으로 규모가 큰 ‘거점’ 지점을 만드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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