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10 부동산 대책]실효성 있는 공급대책은 못내놔
김현미 “재건축 규제 완화 안해”… 그린벨트 해제 방안도 언급 안돼
내년 서울 입주물량 절반수준 급감, 공급부족 따른 집값 상승 압력 우려
10일 발표된 ‘주택시장 안정 보완 대책’에서 정부는 무주택 실수요자들이 청약 시장에서 좀 더 기회를 잡을 수 있도록 특별공급 비중을 늘렸다. 그러나 절대적인 공급 물량을 늘리는 대책은 원론적인 수준의 검토 방향만 밝히는 데 그쳤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서울의 아파트 입주 물량은 올해 4만7205채에서 내년 2만5021채로 급감할 것으로 예상된다. 2022년 상반기(1∼6월)에도 9177채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줄어드는 입주 물량을 충당할 만한 대책이 없다면 공급 부족에 따른 집값 상승 압력이 강해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 무주택 특별공급 늘렸지만 물량 많지 않을 듯
정부는 이날 무주택자 및 젊은층을 겨냥한 특별공급 확대 방안을 발표했다. 이르면 9월부터 국민주택의 경우 생애최초 특별공급 비중이 현재 20%에서 25%까지로 늘어난다. 민영주택도 생애최초 특별공급(공공택지는 15%, 민간택지는 7%)을 받을 수 있게 했다.
민영주택의 생애최초 특별공급 자격은 도시근로자 월평균 소득의 1.3배(지난해 2인 가구 기준 569만 원) 이하로 정해 국민주택(도시근로자 월평균 소득 이하)에 비해 대폭 완화했다. 신혼부부 특별공급은 생애 최초 구입이면서 6억 원 이상 주택을 구입할 때에 한해 소득 기준을 1.3배(맞벌이 1.4배)로 넓혔다. 민영주택에 대한 신혼부부 특별공급은 맞벌이의 경우 연소득 1억 원 넘는 가구(4인 가구 기준 세전 1억464만 원)도 신청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서울에서 늘어나는 특별공급 물량은 많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올해 4월 분양한 강서구 화곡동 우장산숲아이파크는 총 242채 중 92채가 특별공급됐는데, 이날 발표된 기준을 적용한다면 추가되는 생애최초는 14채에 그친다. 절대적인 공급량은 늘지 않은 상태에서 특별공급 물량을 늘리면 일반분양 물량이 그만큼 줄어 청약 시장의 경쟁률과 가점이 높아질 공산이 크다.
○ 역부족인 공급 대책
정부는 총 공급량 확대와 관련해 이날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주재하는 범정부 차원의 ‘주택 공급 확대 TF’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날 정부가 밝힌 검토 방안 중 큰 갈등 없이 추진될 수 있는 대책은 3기 신도시 용적률 상향 정도다. 유휴 부지 및 국가 시설 부지 발굴의 경우 각 부처나 지자체가 갖고 있는 건물이나 토지를 주택 부지로 변경해야 해 시간이 걸린다. 도심 고밀 개발을 위한 도시계획 규제 개선 역시 구체적인 방향이나 검토 대상도 밝히지 못했다. 정치권 등에서 제기됐던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해제 방안도 언급되지 않았다.
특히 이날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재건축에 대한 규제 완화는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밝혀 민간 재건축에 대한 규제를 크게 전환할 뜻이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아파트 층수 제한 등 각종 도심 개발 규제를 완화하더라도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 공공이 참여하고 임대주택 비중을 확대하는 등의 조건을 둘 가능성이 높다.
국토부는 이미 5월 발표한 ‘수도권 주택 공급 기반 강화 방안’에서 200채 미만 소규모 재건축 사업에 대해 층수 제한을 늘려주는 대신 늘어난 용적률의 50%는 공공임대로 기부채납하는 방식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 같은 사업 방식은 유지하되 공공임대 비중을 줄여주거나 대상 요건을 완화하는 방안이 주로 검토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공공성을 강화한 재개발, 재건축은 사업성이 낮아 조합들이 꺼릴 가능성이 높아 당시에도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됐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현재 부동산 시장 과열은 공급 부족에 따른 것으로 서울 내 재건축 재개발 규제를 완화해 민간 분양을 확대하지 않으면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힘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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