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이후 전세계로 확산되기 시작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세계 완성차업체들이 수만명의 직원을 추가로 해고했거나 정리키로 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의 경우 인력조정이 가시화하지 않았지만 수출이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만큼 정부의 고용지원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14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코로나19 이전부터 구조조정을 계획하고 있던 글로벌 기업들은 코로나19로 인한 수요 급감에 대응하기 위해 인력 구조조정을 가속화하고 있다.
지난해까지 1만4000명을 감축한 미국 제네럴모터스는 지난 5월 자율주행 자회사(크루즈) 인력 8%(160명)를 추가로감축했고, 6월에는 미국 테네시주 3교대 인력 680명을 줄였다.
프랑스 르노는 지난 5월 슬로베니아 공장 인력 3200명 중 400명을 감원한데 이어 같은 달 프랑스 공장 4600명을 포함한 글로벌 공장 6개에서 1만5000명에 대한 인력감축을 계획을 발표했다.
독일 BMW는 지난달 계약직 근로자 1만명에 대해 연장을 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밝혔고, 지난 5월에는 희망퇴직 지원을 받아 정규직 5000명 감원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이미 2022년까지 1만명을 감축하겠다고 밝혔던 독일 다임러 역시 지난달 2025년까지 1만명을 추가 감축하겠다고 발표했다.
영국 재규어랜드로버는 지난달 영국공장 계약직 1000명 이상을 감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일본 닛산은 지난 5월 글로벌 공장 2만명 규모의 인력 감축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 공장에서 1만명, 영국 공장에서 6000명, 스페인 공장에서 3000명이 각각 해고될 전망이다. 미쓰비시 역시 지난 5월 태국공장 인력감축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고 럭셔리 자동차메이커인 애스턴마틴(500명), 벤틀리(1000명), 맥라렌(1200명) 또한 지난달 인력감축 계획을 발표했다.
협회에 따르면 지난 2월 이후 코로나19 사태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면서 글로벌 자동차시장은 1~5월 전년동기 대비 29.7% 감소한 2622만6000대(LMC오토모티브)를 나타냈으며, 연간 글로벌 수요 역시 유례없이 큰 폭으로 감소할 전망이다. 1~5월 미국 시장은 전년 동기 대비 22.9% 역성장했고, 유럽은 40.2%, 중국은 24.8% 역성장을 나타냈다.
협회는 “코로나19 이전부터 구조조정을 계획하고 있던 글로벌 기업들은 코로나19로 인한 수요 급감에 대응, 비용절감을 위해 인력 구조조정을 가속화하고 있다”며 “반면 우리 완성차업체들은 코로나19 사태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각종 지원정책 등에 따른 견조한 내수로 고용을 최대한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협회는 “미국, 유럽, 남미 등 우리의 주요 수출 시장에서 코로나19 사태로 수요감소가 확대됨에 따라 수출 급감세가 지속되고 있어, 완성차업체의 고용유지 불확실성이 증대되는 것이 문제”라며 “고용유지지원금 확대나 제도 개선 등 정부의 지원책도 강화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정만기 자동차산업협회장은 “우리 완성차업체들은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경영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생산라인 운영 속도 조정(잡다운, Job Down) 등 방법으로 고용유지 노력을 기울여왔으나 최근에는 일부 휴업이 불가피한 실정”이라며 “고용유지지원금 지원을 위한 휴업 규모율 요건을 100분의 20에서 과거처럼 15분의 1(약 6.7%)로 완화하고, 고용유지지원금 지원기준을 전 사업장에서 생산, 영업, 연구개발 등 사업부별로 전환하는 등 개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협회에 따르면 현재 고용유지지원금을 받기 위한 기준은 전 사업장으로 설정돼 있어, 생산공장이 휴업해도 사무직과 연구직 등이 근무하고 있으면 사업장이 가동되는 것으로 판단돼 지원금을 받기 어렵다.
협회는 “고용유지지원금 지원 기준을 전 사업장 대신 생산, 영업, 사무, 연구개발 등 사업부별로 변경해 연구직 등이 근무함에도 불구하고 생산직 휴업이 발생하는 경우에는 사업장을 기준으로 고용유지지원금을 지원해줄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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