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 6월 고용 동향…11년 만에 4개월 연속 ↓
숙박음식점업·도매 및 소매업 중심 감소세 지속
60세 이상 취업자↑…노인 일자리사업 재개 영향
청년층 체감실업률 26..8%…통계 작성 이래 최고
"취업자 감소 폭 계속 줄어…증감 폭 축소될 듯"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지난달 취업자가 1년 전보다 35만명 넘게 감소하며 4개월 연속 하락했다. 취업자가 넉 달 연속 줄어든 건 2009년 10월부터 2010년 1월까지 4개월 연속 감소한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6월 실업자와 실업률 모두 전년보다 상승하며 1999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하늘길이 막히면서 대면 서비스업 취업자 감소세가 이어지고 ‘쉬었음’ 인구도 역대 최대를 기록하는 등 고용 동향 전반에 코로나19 충격이 계속되는 모습이다.
통계청이 15일 발표한 ‘6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는 2705만5000명으로 전년보다 35만2000명(-1.3%) 쪼그라들었다. 감소 폭은 지난 5월(-39만2000명)보다는 작아졌다.
취업자 수는 2010년 1월(-1만명) 이후 오름세를 유지하다가 코로나19가 우리 경제에 본격적으로 영향을 미친 3월(-19만5000명)에 10년 2개월 만에 내림세로 전환됐다. 지난 4월(-47만6000명)에는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여파가 있던 1999년 초 이후 최대 감소 폭을 보였다. 다만 지난 5월에 이어 2개월 연속 감소 폭은 작아졌다.
정동명 통계청 사회통계국장은 “코로나19 감염 확산 방지를 위한 모임이나 외출을 자제하면서 숙박음식점업, 도소매업, 교육서비스업 중심으로 취업자가 감소했다”며 “지위상으로는 임시직에서 주로 감소했지만 연령대별로 보면 청년 감소폭은 축소됐다”고 설명했다.
산업별로 보면 코로나19로 하늘길이 막히자 외국인 관광객이 줄어들면서 숙박 및 음식점업(-18만6000명·-7.9%) 감소세가 지속됐다. 도매 및 소매업(-17만6000명·-4.8%), 교육서비스업(-8만9000명·-4.6%) 등도 코로나19 영향으로 줄어들었다.
반면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16만4000명·7.4%), 농림어업(5만2000명·3.4%), 운수 및 창고업(5만명·3.5%) 등에서 증가했다.
정 국장은 농림어업 취업자 증가와 관련해 “60세 이상 연령대서 주로 증가했는데 2018년부터 가족 단위 농림어업 종사자가 증가하면서 나타난 현상”이라며 “서비스업보다는 상대적으로 코로나19 영향이 적기 때문에 늘어난 게 아닌가 판단한다”고 밝혔다.
제조업 취업자도 전년보다 6만5000명 감소했다. 2018년 4월부터 21개월 동안 하락세를 보이던 제조업 취업자는 지난 1월(8000명) 반등했으나 지난 3월(-2만3000명)부터 다시 내림세로 돌아섰다. 주요 수출국 코로나 확산 및 이동제한 등으로 자동차, 트레일러 제조부분 감소가 취업자에도 영향을 미쳤다고 통계청은 분석했다.
연령대로 보면 60세 이상은 1년 전보다 33만8000명 증가했다. 이 중 65세 이상 취업자가 21만3000명 늘었다.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 두기로 중단됐던 노인 일자리 사업이 사회복지서비스업을 중심으로 재개되면서 60대 취업자가 증가한 것으로 통계청은 분석했다.
반면 30대(-19만5000명), 40대(-18만명), 20대(-15만1000명), 50대(-14만6000명) 등 60대를 제외한 전 연령층에서는 취업자가 뒷걸음질했다. 40대 취업자는 2015년 11월 감소세로 돌아선 이후 56개월째 추락 중이다. 청년층(15~29세) 취업자는 17만명 감소하며 지난 2월부터 5개월 연속 쪼그라들었다. 숙박음식점업, 제조업 등 청년 고용 비중이 높은 업종 둔화 영향 때문이다.
15세 이상 인구 중 취업자가 차지하는 비율인 전체 고용률은 60.4%로 1년 전보다 1.2%포인트(p) 내려갔다. 고용률은 지난해 5월 이후 지속적으로 상승하다가 코로나19 영향으로 지난 3월부터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2010년 6월(60%) 이후 10년 만에 최저치를 찍은 셈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비교 기준인 15~64세 고용률은 전년보다 1.3%p 하락한 65.9%를 보였다. 이는 2014년 이후 동월 기준으로 6년 만에 최저치다.
지난달 실업자는 122만8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만1000명(8.0%) 증가했다. 경제활동인구 중 실업자가 차지하는 비율인 실업률 역시 4.3%로 전년보다 0.3%p 상승했다. 실업자와 실업률은 1999년 이후 21년 만에 동월 기준으로 가장 높았다.
체감실업률을 나타내는 고용보조지표3(확장실업률)은 13.9%로 전년 동월 대비 2.0% 상승했다. 청년층 고용보조지표3도 2.2%p 올라간 26.8%를 기록했다. 이는 2015년 1월 관련 통계가 작성된 이래 동월 기준으로 가장 높다.
종사자별 지위를 보면 임금근로자 중 상용근로자는 34만9000명(2.5%) 증가하면서 전체 취업자 중 차지하는 비율이 53.6%로 조사됐다. 이는 1년 전보다 1.9%p 상승한 수치다. 하지만 임시근로자 및 일용근로자는 각각 40만8000명(-8.3%), 8만6000명(-5.8%) 감소하며 내림세가 지속됐다.
비임금근로자 중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는 1만8000명(0.4%) 증가했으나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는 17만3000명(-11.3%) 감소했다. 무급가족종사자도 5만3000명(-4.6%) 줄어들었다.
취업 시간대로 보면 36시간 이상 취업자는 2076만1000명으로 전년보다 135만1000명(-6.1%) 감소했으나 36시간 미만 취업자는 556만6000명으로 63만8000명(13.0%) 증가했다. 1~17시간 초단시간 취업자는 111만8000명(6.5%)이나 늘었다.
일시 휴직자는 72만9000명으로 전년보다 36만명(97.7%) 증가했다. 다만 전월(102만명)보다는 규모가 줄어들었다. 일시 휴직자는 무급 휴직이어도 복귀가 확실하고 무급기간이 6개월이 넘지 않을 경우 취업자로 집계된다. 복귀가 불분명하고 무급기간이 6개월을 넘으면 비경제활동인구로 집계되지만, 복귀가 확실하기 때문에 일시 휴직자로 잡힌다는 것이다.
취업자도 실업자도 아닌 비경제활동 인구는 1649만2000명으로 1년 전보다 54만2000명(3.4%) 증가했다. 비경제활동인구 중 ‘쉬었음’ 인구는 28만9000명(14.4%)이나 늘었다. 이는 통계 작성 이래 동월 기준 역대 최대다.
20대(9만1000명·28.1%), 30대(5만5000명·29.0%), 40대(4만5000명·20.3%), 50대(3만5000명·8.7%), 60세 이상(5만9000명·7.2%) 등 모든 연령계층에서 증가했다. 비경제활동인구 중 구직단념자는 53만8000명으로 전년보다 2만4000명 늘었다.
경제활동인구는 2828만3000명으로 전년보다 26만 2000명(-0.9%) 감소했으며 경제활동 참가율도 63.2%로 지난해보다 1.0%p 하락했다. 경제활동 참가율은 2013년 6월(62.7%) 이후 동월 기준으로 7년 만에 가장 낮다.
정 국장은 고용 전망에 대해 “5월 이후에도 취업자 수는 계속 줄어들긴 하지만 감소 폭은 축소되고 있다”며 “미래를 예단하기는 쉽지 않지만, 증감 폭이 축소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기획재정부는 6월 고용동향과 관련해 “두 달 연속 취업자 감소폭이 축소되면서 4월을 저점으로 코로나19 충격에서 조금씩 회복되는 모습”이라며 “코로나19 영향을 크게 받았던 서비스업 취업자 감소세가 완화된 것이 주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일시휴직자는 증가 폭이 크게 축소되며 4개월 만에 100만명을 하회했지만 제조업 취업자 감소 폭이 확대되고 자영업자·청년 등 어려운 고용여건이 지속되는 가운데 국내외 방역상황 등 불확실성도 큰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기재부는 “3차 추경에 포함된 57만5000개 직접일자리 사업을 신속히 추진해 청년 등 고용 취약계층에 긴급 일자리를 제공하고 8대 소비쿠폰 등 추경사업, 세제 지원 등을 통해 민간 소비 여력을 보강함으로써 민간 일자리의 빠른 회복을 지원할 것”이라고 알렸다.
이어 “한국판 뉴딜을 본격 추진해 향후 5년간 190만개의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고 고용유지지원금 특례 확대, 고용보험 사각지대 해소 등 고용안전망을 강화하기 위한 노력도 병행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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