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익위원 9명 찬성으로 의결 최저임금위원회가 14일 새벽 정부세종청사에서 진행된 9차 전원회의에서 2021년 시간당 최저임금을 올해보다 1.5% 인상한 8720원으로 의결했다. 전체 위원 27명 중 16명이 표결해 9명이 찬성표를 던졌다. 근로자위원 전원과 일부 사용자위원이 표결에 불참했다. 박준식 최저임금위원장이 표결 결과가 표시된 모니터 앞을 지나고 있다. 세종=뉴시스
고용 동향 전반에 코로나19 충격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2021년에 적용할 최저임금이 올해 8590원보다 130원 오른 8720원으로 의결됐다. 역대 최저 인상률인 1.5% 오른 것인데 이에 대해 성인 5명 중 3명은 ‘찬성’의 뜻을 보였다. 외환위기 때보다 낮은 역대 최저 인상률이지만 코로나 위기 속에서 ‘인상’ 자체가 고무적이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취업포털 인크루트는 내년도 최저임금이 최종 확정되자 14일 하루간 긴급 설문조사를 실시해 결과를 발표했다. 성인 1078명을 대상으로 ‘2021년도 최저임금’에 찬성과 반대 중 택일하게 한 결과, 찬성 58.8% 반대 41.2%로 각각 집계됐다. 2021년 최저임금 결정안에 대해 성인남녀 5명 중 3명은 찬성, 나머지 2명은 반대한 것. 지난해 7월 2020년 최저임금 의결안 8590원에 대해 시행한 찬반조사 결과는 찬성 42.0%, 반대 58.0%로 반대가 앞선 바 있다.
상태별로는 직장인(51.6%), 자영업자(50.0%)보다 구직자(64.8%), 아르바이트생(58.1%)에게서 찬성표가 많았다. 연령별로는 30대(55.5%)와 비교해 20대(63.7%)·40대(62.6%)가 평균을 웃도는 찬성 비율을 보였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청년 구직자 및 중년 아르바이트생이라는 점에서 시사점을 남긴다.
응답자들이 내년도 최저임금 의결안에 찬성한 이유로는 ‘안 오른 것보다는 낫기 때문’(22.2%)을 가장 많이 꼽았다. 이어 ‘동결·삭감이 아닌 조금이라도 인상된 점 자체에 의미를 두기 때문’(21.7%)이었는데, 이는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경제 위기로 기업과 자영업자의 경영난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 현 시국을 반영한 응답이라고 볼 수 있다. 다음으로는 ‘물가도 오르기 때문’(20.9%), ‘우리나라 인건비가 상대적으로 적은 만큼 계속 올려야 한다’(9.7%) 등의 이유가 이어졌다.
반대 이유는 ‘인상률이 낮아서’ 또는 ‘인상률이 높아서’로 팽팽하게 갈렸다. 단일 득표율로는 ‘인상 폭이 너무 적기 때문’(34.8%)이 1위였다. 하지만 ‘코로나로 어려워진 경제 상황에서 최저임금 인상은 곧 일자리를 감소시킬 것’(21.4%)이라는 우려를 시작으로 ‘동결 또는 삭감을 기대함’(6.1%), ‘인상 폭이 너무 높음’(4.8%) 등 같은 맥락의 답변들이 32.3%로 집계됐다. ‘최저임금이 인상되어도 삶의 질이 달라지지 않았음’(17.5%), ‘지난 몇 년간 최저임금 인상이 경제에 부정적인 타격을 가했다고 생각함’(13.9%) 등 최저임금 인상 자체에 비판적인 목소리들도 이어졌다.
한편, 내년도 최저임금 영향을 받는 노동자는 최소 93만 명에서 최대 408만 명(영향률 5.7~19.8%)으로 추정된다. 내년도 최저임금을 월급으로 환산하면 182만 2480원으로 올해보다 2만 7170원 더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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