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까지만 해도 만원 버스나 지하철에 탔을 때 신경 써야할 일 중의 하나는 이어폰 선이었다. 사람들 속에서 부대끼는 사이 다른 승객의 가방이나 옷에 걸린 이어폰 선은 그 승객이 움직일 때마다 따라 움직이다 귀에서 빠지기 일쑤였다.
무선이어폰을 사용한 뒤부터 이런 일은 없어졌다.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 노트북에 연결한 뒤 움직이는 것도 편해졌다. 전화통화 중 다른 일을 하기도 편해졌다. 이제는 출퇴근길 대중교통에서 유선이어폰을 쓰는 사람을 발견하는 게 더 드문 일이 된 듯 하다. 실제로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무선이어폰 출하량은 약 1억2000만 대로, 올해는 2억3000만 대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빠르게 성장 중인 무선이어폰 시장에서 가장 앞서나가는 제품은 콩나물 모양의 애플 에어팟이다. 강낭콩처럼 생긴 삼성전자의 갤럭시 버즈플러스가 그 뒤를 쫓고 있다. 또 1~2만 원으로 살 수 있는 저가 제품을 찾는 사람을 위한 시장도 조성돼 있다.
이런 상황에서 LG전자가 17일 무선이어폰 ‘톤 프리(HBS-TFN6)’를 출시했다. 목에 거는 밴드형 블루투스 이어폰 ‘톤플러스’ 시리즈의 성공에 비해 코드리스 이어폰 성적은 좋지 않았던 LG전자가 고심해 내놓은 제품이다. 한 번 써보니 경쟁 제품과 비교했을 때 차별화된 포인트를 발견할 수 있었다.
● 살균, 음량조절 등 강점
톤프리의 장점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달라진 일상에서 뚜렷하게 경험할 수 있다. 톤프리는 마카롱 모양의 케이스와 콩나물 디자인의 이어버드로 구성되는데, 이어버드는 한쪽 무게가 5.4g로 가볍고 무게중심이 귀 안쪽으로 쏠려 착용감이 좋다. 여기에 더해 이어폰 길이도 짧기 때문에 이제는 일상이 된 마스크를 착용하거나 벗는 과정에서도 이어폰이 쉽게 빠지지 않는다.
다른 무선이어폰에는 없는 자외선(UV) 나노 살균 기능을 갖고 있다. 이어버드를 마카롱 모양의 케이스에 넣고 닫기만 하면 된다. 내부에 설치된 발광다이오드(LED)를 통해 자동으로 살균이 된다. LG전자 관계자는 “5분만 넣어두면 대장균, 황색포도상구균이 99.9% 제거되다”고 설명했다. 운동 중 착용해 땀이 묻거나 다른 사람과 이어폰을 공유했을 때 느낄 불편함을 덜어줬다.
음량조절이 가능한 것도 편리하다. 마우스로 더블 클릭하듯 오른쪽 이어폰을 두 번 두드리면 음량이 커지고, 왼쪽 이어폰을 두 번 두드리면 반대로 음량이 줄어든다. 또 이어버드의 머리 부분을 길게 꾹 누르면 ‘주변소리 듣기’ 기능을 켜고 끌 수 있다. 주변소리 듣기 기능을 켜면 노래를 중단하지 않고 다른 사람과 대화하는 것이 가능하다. 덕분에 카페에서 주문하거나 편의점에서 계산할 때 어려움을 겪는 일도 줄었다. 영국 오디오 기업 ‘메리디안’과 협업해 무선이어폰의 한계로 꼽히는 음질도 신경 썼다.
민트, 레몬, 라즈베리, 스트로베리, 피스타치오 등 눈에 띄는 5가지 색을 고를 수 있는 마카롱 케이스는 패션아이템으로 손색없는 디자인이다. 또 케이스와 이어버드 끝 부분의 자석이 있어 이어버드를 케이스에 집어넣을 때 떨어뜨리는 일도 줄었다. 무선충전도 가능하지만, 충전패드는 따로 구매해야 한다.
● 독창성 떨어지는 이어폰 디자인은 아쉬워
하지만 마카롱 케이스에 비해 애플의 에어팟과 비슷해 보이는 콩나물 모양 이어버드 디자인은 독창성 면에서는 떨어졌다. 또 에어버드의 헤드부분에서만 터치가 인식되기 때문에 전화를 받거나 음량 조절을 위해 터치할 때마다 의식해서 신경써야하는 부분도 아쉬웠다.
무선 이어폰 시장에서 후발주자임에도 저렴한 편은 아니다. 톤프리의 출고가는 19만9000원으로 전작인 톤플러스프리(25만9000원)와 애플 에어팟프로(32만9000원)보다는 저렴하다. 하지만 갤럭시버즈 플러스(17만9000원)보다는 2만 원 가량 비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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