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투자 세액공제 늘렸지만 수도권 투자는 또 제외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7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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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세법개정안]시설투자 대폭 늘리면 추가 공제
한국판 뉴딜 관련땐 공제율 더 높아
유턴기업 세제지원 조건도 완화
재계 “규제 여전… 실효성 의문”

정부는 22일 발표한 세법 개정안에 시설투자 세액공제를 확대하는 등 기업 투자를 이끌어낼 다양한 방안을 담았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경기가 위축된 상황에서 규제 완화 처방 없이 제한적인 세금 감면만으로 민간투자가 늘어나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우선 9종류의 ‘시설 투자세액공제’와 중소기업투자세액공제를 하나로 통합한다. 생산성 향상, 환경 보전 등 9개 분야에만 적용하던 것을 대부분의 사업용 유형자산으로 확대하는 것이다. 기본 공제율은 대기업은 1%, 중견기업은 3%, 중소기업은 10%다. 투자를 대폭 늘린 기업에 인센티브를 주기 위해 직전 3년간 평균 투자액보다 많은 투자액에 대해선 3%를 추가로 공제한다. 한국판 뉴딜을 지원하기 위해 신성장기술 관련 시설 투자에는 대기업 3%, 중견기업 5%, 중소기업 12%의 더 높은 공제율을 적용한다. 이번 개편으로 5500억 원 규모의 추가 세금 감면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조세특례제한법상 모든 세액공제의 이월공제 기간은 10년으로 늘어난다. 해외에 진출한 기업이 국내로 복귀할 때 주는 유턴기업 세제 지원은 해외 생산량 50% 이상을 감축해야 한다는 조건을 없애고 지원 규모를 생산량 감축과 비례하도록 개선한다. 올해 말 일몰을 앞둔 중소기업특별세액감면 제도는 2022년 말까지 연장한다. 고령자 고용을 지원하기 위해 고용증대세제 세액공제 우대 대상에 60세 이상 근로자를 추가하고 각종 일자리 관련 주요 세제 지원 기간도 늘린다.

정부는 세금 혜택을 늘려 기업 투자를 유도하고 경제에 활력을 더한다는 구상이지만 전문가들은 경기 부진이 장기화하고 있어 기업들이 얼마나 투자를 늘릴지 의문이라고 평가했다. 여기에 투자세액 공제의 경우 지역균형발전 명목으로 수도권과밀억제 권역 내에서 이뤄진 투자는 제외된다. 유턴기업에 주는 세제 지원 역시 높은 임금과 강한 노동 규제 등으로 국내 복귀가 쉽지 않은 상황에선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있다.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세금 감면이란 결국 이익을 내야 효과가 있는 건데 그보다 노동개혁이나 규제 완화로 기업이 투자할 환경을 만들어주는 게 우선돼야 한다”고 했다.

투자 주체인 기업들도 이번 개정안이 투자를 늘릴 유인이 되기는 어렵다는 반응을 보였다. 재계 관계자는 “대기업들의 국내 투자를 늘리도록 하려면 상대적으로 높은 인건비와 규제 등을 뛰어넘는 혜택 등이 필요하다”고 했다.

세종=주애진 jaj@donga.com / 서동일 기자
#2020 세법개정안#기업투자#세액 공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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