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차업계, 외인 사장 잇단 구설수… 잠적 논란에 폭언 의혹까지

  • 동아경제
  • 입력 2020년 7월 24일 14시 06분


코멘트
수입자동차업계가 외국인 임원진의 잇단 구설수로 논란을 빚고 있다. 최근 임기 만료를 앞둔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사장 부재에 이어 이번에는 FCA코리아 대표의 폭력적인 언행에 대한 고발이 청와대 국민청원에 올라와 해당 업체가 진위 파악에 나섰다. 이들은 나란히 올해 한국수입자동차협회 부회장과 회장직을 수행 중이라 업계에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지난 23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지프·피아트를 주로 유통하는 FCA코리아 관련 글이 게재됐다. 이 회사 대표로 추정되는 인물이 한국 직원들을 상대로 성적 농담과 폭력적인 행동을 해왔다는 주장이 주된 내용이다. 심지어 뺨과 머리를 때리는 등의 구체적인 폭행 정황도 언급됐다.

FCA코리아 관계자는 “익명으로 문제제기가 됐기 때문에 피해자 파악이 어렵다”며 “FCA 본사 차원에서도 조만간 정식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국민청원 글에서 가해자로 몰린 파블로 로쏘 FCA코리아 대표는 이 주장에 대해 아직까지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수입차업계는 당혹스럽다는 반응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가뜩이나 코로나19 위기로 분위기가 좋지 않은데 수입차 이미지 실추가 우려된다”며 “정확한 진상조사를 통해 이로 인한 2차 피해를 막아야 할 것”이라고 했다.
디미트리스 실라키스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사장
디미트리스 실라키스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사장

앞선 5월에는 디미트리스 실라키스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사장이 출장을 이유로 돌연 한국을 떠나면서 논란의 중심에 섰다. 당시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는 배출가스 조작에 연루돼 검찰 조사가 한창 진행되고 있는 시점이었다.

환경부는 5월 6일 벤츠가 C200d 등 2012∼2018년 국내에 판매한 벤츠 경유차 12종 3만7154대에 배출가스 조작 프로그램을 설정한 사실을 확인하고, 최대 과징금 776억 원을 부과하고 검찰에 고발했다. 이어 검찰은 5월 27∼28일 벤츠코리아 본사를 압수수색했다. 당연히 벤츠코리아 사장 소환도 예견된 수순이었다.

벤츠 본사는 환경부 발표 5일 전에 실라키스 사장을 발령냈고, 실라키스는 압수수색 전에 독일로 출장을 떠났다. 그리고 이달 말 임기 종료시점이 다가오지만 아직까지 돌아오지 않고 있다. 실라키스 사장은 한 언론사 인터뷰를 통해 출장과 검찰 수사와는 별개라고 선을 그었지만 여론은 이미 악화된 상태다.

이에 따라 검찰 수사도 차질을 빚을 전망이다. 조작 관련 최종 결정권자 부재가 급작스럽게 변수로 떠올랐다. 독일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실라키스가 오는 9월 1일자로 캐나다 메르세데스벤츠사장 겸 최고경영자로 부임해 더 이상의 업무상 한국 방문은 기대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동아닷컴 정진수 기자 brjeans@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