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 택한 제주항공, 이스타 부담 덜었지만 앞날은 여전히 안갯속

  • 뉴스1
  • 입력 2020년 7월 28일 07시 00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인천국제공항의 하루 평균 이용객이 7,000명대로 줄었다. 지난 18일 인천국제공항공사에 따르면 올해 1월1일부터 7월16일까지 인천공항 이용객은 1,089만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3,867만명)과 비교하면 약 4분의1 수준이다. 이에 따라 공사는 올해 17년 만의 적자를 기록할 전망이다. 공사는 지난해 8,660억원이었던 당기순이익이 올해 3,244억원 순손실로 적자 전환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19일 인천국제공항 입국장 도착알림 전광판의 대부분이 비어있다. 2020.7.19 © News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인천국제공항의 하루 평균 이용객이 7,000명대로 줄었다. 지난 18일 인천국제공항공사에 따르면 올해 1월1일부터 7월16일까지 인천공항 이용객은 1,089만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3,867만명)과 비교하면 약 4분의1 수준이다. 이에 따라 공사는 올해 17년 만의 적자를 기록할 전망이다. 공사는 지난해 8,660억원이었던 당기순이익이 올해 3,244억원 순손실로 적자 전환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19일 인천국제공항 입국장 도착알림 전광판의 대부분이 비어있다. 2020.7.19 © News1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 인수를 공식 포기한 가운데 업계에선 이를 두고 외형성장보다 생존을 위한 선택이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업황부진이 장기화되고 있어 제주항공의 앞날은 여전히 안갯속이다. 다음달 청약에 들어가는 유상증자 성공 여부가 생존의 열쇠가 될 것으로 보인다.

28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제주항공은 지난 23일 이스타항공 경영권 인수를 위한 주식매매계약(SPA)을 해제했다고 공시했다. 제주항공측은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의지와 중재 노력에도 불구하고 현재 상황에서 인수를 강행하기에는 제주항공이 짊어져야 할 불확실성이 너무 크다고 판단했다”고 인수 포기 배경을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제주항공이 규모의 경제 실현보다 당장의 생존을 선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3월 SPA 계약 체결 이후 코로나19 여파가 본격화되면서 이스타항공 인수를 추진 중인 제주항공이 ‘승자의 저주’에 빠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기 때문이다.

이스타항공의 지난 1분기 자본 총계는 -1042억원으로 이미 완전 자본잠식에 빠진 상태다. 미지급금 등 부채만 1700억원 넘게 쌓여있으며, 여기에 운영 정상화를 위해 쏟아부어야 하는 자금도 수천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됐다.

이번 딜 무산으로 제주항공의 자금 부담 우려는 일단 사라졌다. 방민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계약 해제로 계약금 115억원과 대여금 100억원 등에 대한 반환소송은 불가피한 상황이나 인수로 인한 추가적인 재무부담을 덜 게 된 것은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해 영업적자 상황은 이어질 전망이다. 지난 1분기 제주항공은 1000억원가량 당기 순손실을 봤다. 특히, 저비용항공사(LCC) 대비 운영기재에 대한 고정비 및 인건비 부담이 높은 상황으로 상대적으로 영업손실 폭이 크게 나타났다는 분석이다. 2분기 역시 국제선 여객 수요 감소가 본격 반영되며 적자폭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김이배 제주항공 대표도 이같은 우려를 표했다. 김 대표는 지난 23일 임직원에 보낸 레터에서 “비록 이스타항공과 함께 가고자했던 큰 도전은 접었지만 앞에 놓인 현실은 여전히 불확실하고 냉혹하다”며 “국제선이 실질적으로 마비된 상황에서 각 항공사들이 국내선에서 치열한 출혈경쟁을 지속 중이고, 8월말 이후부터는 정부의 지원금마저도 끊기는 상황”이라고 말한 바 있다.

제주항공 입장에선 다음달 진행될 유상증자에 사활을 걸 수밖에 없다. 제주항공은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으로 1585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진행하는데 이 중 562억원은 금융 채무 상환자금으로, 1000억원은 항공기 임차료 등 운영자금으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업계에선 일단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 인수를 포기한 만큼 일부 리스크가 해소된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유상증자가 성공해도 연말까지 국제선 여객수요가 회복되지 않을 경우 버틸 힘이 부족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이 경우 향후 항공기 등 유휴자산을 매각할 가능성도 있다. 제주항공은 LCC 중 유일하게 항공기를 완전 임차가 아닌 일부 구매해 운용하고 있다.

항공업계 한 관계자는 “유상증자에 성공한다면 연말까지는 어떻게든 버틸 수 있겠지만 항공수요 회복 시점이 여전히 불투명해 제주항공이라도 이후 상황은 장담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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