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에 SK이노베이션 실적 부진…상반기만 2.2조원 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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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년 7월 29일 11시 56분


SK이노베이션 배터리가 탑재된 쏘울 EV를 충전하고 있는 모습© News1
SK이노베이션 배터리가 탑재된 쏘울 EV를 충전하고 있는 모습© News1
코로나19 여파로 SK이노베이션이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적자를 이어가며 상반기에만 2조2000억원의 적자를 냈다. 다만 정유 부문 매출을 줄이는 등 대응에 나서 사상 최악의 실적을 기록했던 1분기와 비교해 적자 폭을 크게 줄였다.

SK이노베이션은 올해 2분기 연결 기준 4397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해 4936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전 분기에서 적자 전환했다고 29일 공시했다. 1조7751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1분기보다는 1조3355억원(75%) 개선된 수치다.

SK이노베이션 측은 “석유·화학 등 전 사업군에 걸쳐 부진한 시황이 지속되는 가운데, 국제 유가의 안정으로 재고 관련 손실이 줄어들었다”며 “중동 원유 공식 판매가격(OSP) 하락 등의 효과가 더해져 직전 분기보다 손실 규모를 크게 줄였다”고 설명했다.

특히 정기보수를 진행하면서 정유 부문의 매출을 크게 줄인 게 손실 감소로 이어졌다는 평가다. 일반적으로 배럴당 4달러가 손익분기점인 정제마진은 2분기 대부분 마이너스(-)가 지속됐는데, 이 경우 석유제품을 팔면 팔 수록 손해가 커진다.

실제로 SK이노베이션의 2분기 매출액은 7조1995억억원으로 1분기(11조1630억원)보다 3조9634억원(-35.5%)이나 대폭 줄었다. 이는 지난 2011년 SK이노베이션 출범 이후 분기 기준으로 가장 적은 매출액이다. 전년 동기와 비교해도 44.71%나 줄었다.

SK이노베이션 측은 “매출액은 코로나19로 인한 유가하락 및 그에 따른 석유제품 판매가격 하락과 판매물량 감소로 줄었다”며 “하반기에는 각국의 경기 부양책과 글로벌 경기의 점진적 회복으로 석유 수요가 증가하며 정제마진이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대규모 적자를 기록한 만큼, 당장은 허리띠를 졸라 맬 계획이다.

SK이노베이션 측은 이날 2분기 콘퍼런스콜에서 “코로나19로 인한 영업적자 지속으로 올해 설비투자(캐펙스·CAPEX)는 보수적으로 운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특히 “(영업적자가) 올해 배당 정책 관련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밝힌 만큼 배당도 줄어들 전망이다.

다만 미래 성장동력을 위한 투자는 지속할 방침이다. 회사 측은 “(그린뉴딜 정책 관련) 에너지저장장치(ESS)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 있고 그에 대한 준비를 진행 중”이라며 “(ESS는) 아직 초기 단계지만 배터리 사업과 함께 친환경 사업 중 하나를 담당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기차 배터리 사업에 대해서도 “글로벌 생산 능력은 올해 연말까지 20기가와트(GW)로 확대될 것”이라며 “증설 중인 유럽·미국 공장이 완공되면 71GW가 될 것이며 향후 100GW까지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수주한 현대·기아차 배터리 물량에 대해서도 “올해 4분기부터 양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부문별로 보면 석유사업은 4329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중동산 원유 가격(OSP) 하락과 유가 상승에 따른 래깅효과로 마진이 개선됐고, 재고 관련 손실이 줄어들면서 전 분기보다 적자가 1조2031억원 줄었다.

화학사업은 재고 관련 손실이 줄고 연료 가격 하락에 따른 변동비가 줄어들며 전 분기보다 영업이익이 1580억원 개선돼 682억원 흑자로 전환됐다.

윤활유사업은 코로나19 영향으로 인해 미국과 유럽 시장에서 기유 판매량이 크게 줄어들었지만, 원가 하락으로 인한 마진 개선 효과로 전 분기보다 85억원 증가한 374억원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석유개발사업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수요가 급감하며 매출 물량이 감소하고 복합판매단가가 떨어지며 영업이익이 전 분기보다 335억원 줄어든 118억원을 기록했다.

배터리사업은 신규 가동한 해외 공장들이 조기에 안정화하며 판매량이 늘었다. 다만 글로벌 경영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한 일회성 비용의 증가로 전 분기보다 89억원 늘어난 1138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소재사업에선 전기차용 분리막의 판매 증가로 영업이익이 전 분기보다 167억원 늘어난 437억원이었다. 이는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전기차 배터리 시장의 성장세가 지속됨에 따라 분리막 수요도 증가한 데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이명영 SK이노베이션 재무본부장은 “마진 개선에 따라 전분기 대비 영업손실은 축소됐지만 여전히 어려운 환경이 계속되고 있다”며 “딥체인지 방향에 맞게 치열한 체질 개선과 끊임없는 혁신을 통해 위기를 극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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