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5월의 신부’가 자취를 감췄다. 가정의 달인 5월은 결혼 성수기이지만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결혼식을 미루거나 취소하는 예비부부가 늘면서 혼인 건수가 역대 최저로 떨어졌다.
통계청이 29일 발표한 ‘2020년 5월 인구동향’에 따르면 5월 혼인 건수는 1만8145건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21.3% 급감했다. 관련 통계를 작성한 1981년 이후 5월 기준으로 가장 적은 건수이자, 가장 큰 폭의 감소율이다. 혼인 건수는 4월 21.8% 급감한 데 이어 두 달 연속 20% 이상 줄었다. 올해 1~5월 누계(9만2101건)로는 지난해 동기 대비 9.8%가 감소했다.
혼인 건수가 급감한 것은 주 혼인 연령층인 20, 30대 인구의 감소 추세와 더불어 코로나19 사태가 복합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통계청은 분석했다. 통계청 관계자는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5월 예정돼 있던 결혼식을 연기하거나 혼인 신고를 미루는 이들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5월 출생아 수는 2만3001명으로 1년 전보다 9.3%(2359명) 감소했다. 이로써 출생아 수는 2016년 4월부터 50개월 연속 역대 최저치(전년 동월 대비)를 이어갔다. 향후 출산 추이를 가늠할 수 있는 지표인 혼인 건수가 급감한 만큼 앞으로 출생아 수 감소세가 더 빨라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출생아 수에서 사망자 수를 뺀 인구 자연 증가분은 마이너스(―1352명)를 나타냈다. 출생자보다 사망자 수가 더 많은 인구 자연감소는 지난해 11월 이후 7개월째 이어지면서 인구 절벽이 가속화하고 있다.
이 추세가 지속된다면 올해 연간 단위로도 사상 처음 인구 자연감소가 일어날 것이 확실시된다. 인구가 줄면 내수 규모가 줄고 경제활동인구 감소로 이어져 성장 활력이 떨어지고 노인 부양을 위한 국가적 부담이 커진다는 우려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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