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 ‘대장주’인 삼성전자가 최근 4거래일간 9%대의 주가 상승 흐름을 타며 6만 원 대 회복을 눈앞에 두고 있다. 실적 개선과 미국과 중국 갈등에 따른 반사 이익, 인텔의 칩 생산 아웃소싱 발표 등에 따른 기대감 등이 복합적으로 맞물리며 외국인 투자가들을 중심으로 매수세가 집중된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29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주가는 전날보다 0.68%오른 5만9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한때 2% 넘게 오르며 올해 2월 20일 이후 약 5개월 만에 장중 6만 원 선을 넘어서기도 했다. 삼성전자 주가는 전날은 5.4% 급등하며 6만 원 선 회복과 사상 최고가(6만2800원) 경신에 대한 기대감을 키웠다.
외국인 투자가들의 매수세가 가파른 주가 상승을 이끌었다. 외국인은 전날 삼성전자 주식 9208억 원어치를 사들인데 이어 이날도 2894억 원어치의 주식을 순매수했다. 이달 들어 외국인의 삼성전자 순매수 금액은 2조6501억 원에 이른다. 삼성전자 다음으로 많은 포스코의 순매수액이 같은 기간 3020억 원에 그친 점을 고려하면, 외국인 투자금의 대부분이 삼성전자로 쏠린 것이다.
재계와 금융투자업계에는 삼성전자를 둘러싼 대내외 호재들이 매수흐름을 이끈 것이란 분석을 내놨다. 특히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도 반도체, 가전사업 등이 선전하며 2분기(4~6월) 기대 이상의 실적을 예고했다. 여기에다 미국 인텔의 칩 생산 아웃소싱 발표 등이 이어지며 실적 개선 기대감이 커졌다.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대만 TSMC와 함께 삼성전자가 인텔의 반도체 생산 계약을 따낼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을 중심으로 확대되는 ‘반(反) 화웨이’ 전선이 삼성전자에게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기대감도 반영돼있다. 중국 화웨이와 글로벌 5세대(5G) 통신장비 시장을 두고 경쟁을 벌이고 있는 삼성전자로서는 시장 지배력을 높일 수 있는 요인이기 때문이다. 세계적으로 풀린 막대한 유동성과 달러 약세로 투자 자금이 신흥국 시장으로 흘러 들어오고 있는 것도 한국 증시의 대장주인 삼성전자에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외국인 투자가들이 상대적으로 코로나19 영향이 덜한 한국시장의 비중을 늘리고 있다는 관측이다.
삼성전자의 주가 회복세가 상대적으로 부진했던 만큼 당분간 삼성전자의 주가가 상승흐름을 이어갈 수 있다는 기대감도 나온다. 최석원 SK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최근 달러 약세 환경 등으로 외국인 투자가들이 유입하기 좋은 환경이 만들어진데다, 스마트폰과 반도체 수요에 대한 긍정적인 신호가 해외시장을 중심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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