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장 닫힌 대출에도 ‘빚투’ 증가 여전

  • 뉴시스
  • 입력 2020년 7월 30일 07시 19분


이달 신용거래융자 잔액 14조원 돌파

코스피지수가 이달 들어 7%대로 상승하면서 개인투자들의 ‘빚투’도 급증했다. 이달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14조원대를 돌파하면서 사상최대치를 경신했다.

30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말 12조원대까지 내려갔던 신용거래융자 잔액이 지난 27일 기준 14조302억원을 기록했다. 한 달 새 2조원 가까이 증가한 것이다.

신용융자는 증권사가 예탁된 주식, 채권, 수익증권이나 현금 등을 담보로 고객에게 주식매수자금을 빌려주는 것을 가리킨다. 투자자는 매수 금액의 60%는 증권사로부터 빌리고 40%를 보증금으로 낸다. 신용거래 융자 잔액이 늘어날수록 빚을 내서 주식에 투자하는 ‘빚투’ 개인 투자자가 많다는 의미다.

주식 매수 자금을 빌려준 뒤 주가가 하락해 담보 비율이 140% 밑으로 떨어지면 증권사는 주식을 강제로 파는 반대매매를 통해 자금을 회수하는 제도다.

하지만 최근 증시가 상승세를 보이자 이와 함께 빚투가 증가하면서 대형 증권사들이 잇따라 신용공여를 중단하고 있다. 7월에만 한국투자증권, KB증권, 삼성증권, 미래에셋대우 등이 예탁금증권 담보대출이나 신용거래융자 등의 대출서비스 중단을 공지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하락장에서 개인투자자들이 대거 유입되자 신용거래에 대한 수요도 늘어난 것이다.

자본시장법에 따르면 신용공여는 자기자본의 200%까지만 가능하다. 대형사들은 기존에 기업금융(IB), 자기자본 투자(PI) 등에 상당 규모의 자기자본을 투자했기 때문에 올해 급증한 신용공여 한도 소진에 도달한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장세 이전까지 리테일부문은 증권사들의 주수입원이 아니라 축소 경향이 강했으나 올해는 전염병으로 인한 하락장에 개인투자자들이 대거 유입돼 리테일부문이 크게 성장하면서 신용거래융자 서비스 수요가 늘어나게 된 것이다.

따라서 대출자금이 소진된 주요 증권사들이 잇따라 신용공여를 중단하고 있으나, 여전히 ‘빚투’는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이달 1일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 시장의 합산 신용거래융자잔액은 12조6472억원이었으나 ▲10일 13조923억원 ▲20일 13조5681억원 ▲26일 14조496억원 등을 기록하며 가파르게 증가했다. 연중 최저액은 3월27일 6조4404억원이다.

이같은 잔액증가는 거래를 중단한 증권사 외에서는 여전히 신용공여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증권업계에서는 레버리지를 키우는 만큼 상승장에서는 수익률이 높지만 하락장에서는 손실이 극대화될 수 있다며 신중히 투자할 것을 조언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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