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차법 시행 하루전 전국 돌아보니… “석달새 3억 상승… 더 뛸까 걱정
집 안보고 계약금부터 보내기도”… 갱신요구권-상한제 31일 각의 의결
30일 서울 강동구 고덕동 고덕래미안힐스테이트. 이곳은 총 3658채 규모의 대단지인데 전세 매물은 씨가 마른 상태였다. 특히 전용면적 84m²(1344채)의 전세 매물은 딱 하나였다. 가격은 9억 원으로 불과 석 달 전(6억2000만 원)보다 3억 원 가까이 올랐다. 인근 l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임대차 3법 시행을 앞두고 전세는 물론 월세 매물도 2, 3건에 불과하다”며 “최근엔 집을 보지도 않고 전세 계약금을 먼저 입금한 사람도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이 추진해 온 이른바 ‘임대차 3법’ 중 계약갱신요구권과 전월세상한제가 31일 전격 시행된다. 두 제도의 법적 근거를 담은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안이 30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데다 정부가 31일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즉시 시행하기로 하면서다.
개정된 법에 따라 31일부터 주택 세입자는 2년인 기존 임대차 계약이 끝나도 재계약을 보장받아 총 4년을 거주할 수 있고, 집주인은 재계약 시 임대료를 5% 넘겨 올릴 수 없게 됐다.
하지만 임대차 3법 시행을 앞두고 전국 각지에서 혼란이 증폭되고 있다. 대규모 단지에서도 전월세 매물을 찾아보기가 ‘하늘의 별 따기’인 데다 그나마 나온 매물의 전세 가격은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세입자 주거 안정을 위한 취지지만 전세 매물이 줄면서 전셋값이 더 오를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선의로 세입자 형편을 봐줬던 집주인들도 억울함을 호소한다. 부산에서 원룸을 운영하는 A 씨(70)는 세입자 돈벌이가 시원치 않다고 해서 전세 보증금 7000만 원만 받고 있었다. 그는 “연말에 계약이 만료되면 월세로 돌리려 했지만 임대차 3법 시행으로 월세로 전환해도 법에서 정한 전환율(연 4%)에 따라 시세보다 적게 받게 됐다”며 “너무 일방적인 처사”라고 하소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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