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리매각도 어렵다”…고민 깊은 에어부산·에어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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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년 7월 31일 07시 35분


에어서울 항공기 © 뉴스1
에어서울 항공기 © 뉴스1
HDC현대산업개발의 아시아나항공 인수합병(M&A) 작업이 난기류에 빠진 가운데 향후 아시아나항공이 채권단 관리 체제 하에 놓일 가능성이 제기되며 자회사 에어부산과 에어서울의 거취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각에선 ‘분리매각’ 가능성도 나오고 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에 기초체력이 갈수록 약해지고 있어 향후 인수자를 찾기가 쉽지 않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31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전날 HDC현산과 금호산업은 나란히 입장자료를 통해 각자의 주장을 폈다. HDC현산은 선행조건 미충족으로 인한 12주간 재실사를 요구를 거듭 강조했고, 금호산업은 진정성 있는 자세로 협조해줄 것을 촉구했다.

업계에선 HDC현산이 ‘재실사’를 요구한 것을 두고 사실상 인수 무산 의지를 피력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플랜B’로 정부 국책은행이 대주주가 돼 경영을 맡는 ‘채권단 관리체제’로의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미 산업은행 등이 지원자금을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해뒀다는 점에서 인수 포기 확정시 가장 유력한 대안으로 꼽힌다.

이 경우 아시아나항공과 함께 매각 대상이었던 자회사 에어부산과 에어서울도 일단 채권단 관리체제 하에서 ‘플랜B’를 찾을 것으로 보인다.

채권단도 HDC현산의 인수 포기를 염두에 두고 ‘통매각’에서 한발 물러나 ‘분리매각’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지만, 당장 업황이 어려운 만큼 일단 채권단 관리 체제에서 구조조정 등 ‘다운사이징’이 이뤄질 전망이다.

아시아나항공이 채권단 관리 하에 놓이면 노선 정리도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에어부산과 에어서울에 동남아, 일본, 중국 등 노선을 떼어준 뒤 분리매각을 추진할 가능성도 있다. 이미 에어서울의 경우 아시아나항공의 부실 노선을 떠안아 운영 중이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며 에어부산과 에어서울의 기초체력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어 향후 새 인수자가 나타날지는 미지수다. 실제 에어부산의 지난 1분기 당기순손실은 619억원, 부채비율도 2064%에 달한다. 2분기 역시 적자폭 확대가 예상돼 완전자본잠식에 빠질 것으로 전망된다. 에어서울 역시 1분기 순손실 26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 지역사회 내에서는 인수 무산 분위기가 감지되면서 에어부산을 부산 향토기업으로 만들자는 목소리가 나온다. 부산경남미래정책은 “최악의 경우 산업은행이 아시아나항공을 떠안을 가능성도 있으나, 국책은행의 부담을 줄여주는 역할을 지역에서 전개할 필요가 있다”며 “에어부산을 ‘온전한 부산 기업’으로 만드는 운동이 시급하다”고 제안했다.

다만, 부채 등 유동성 문제가 먼저 해결된 뒤라는 ‘조건부’ 입장이어서 현실 가능성은 높지 않다.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에어부산과 에어서울 모두 답답한 모습이다. 현재 양사 모두 업황 개선을 기대하며 운항 확대를 계획하고 있다. 에어부산은 7월 인천~중국 선전 노선 운항을 시작하며 약 4개월 만에 국제선 운항에 나섰고, 김포~제주만 운항하던 에어서울도 최근 김포~부산 노선 운항을 시작으로 국내선 확대 운항에 나서고 있다.

에어부산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 딜 자체가 워낙 가변적이라 분리매각 등을 단정짓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에어서울 관계자도 “현 상황에서는 할 수 있는 게 없어 상황을 지켜보는 중”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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