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인구, 2100년 현재의 절반으로 ‘뚝’…출산율 저하”

  • 뉴시스
  • 입력 2020년 8월 9일 07시 1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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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워싱턴대 보건계량분석연구소 분석
"우리나라 인구도 2100년 현재의 반토막"
"세계인구 2064년 97억 정점...2100년 88억 전망"

80년 뒤 남북한 인구가 지금의 절반 수준으로 줄어들 것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한국 인구는 2017년 5267만명에서 2031년 5429만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2100년에는 2678만명으로 감소한다. 북한 인구도 2017년 2572만명에서 2027년 2611만명으로 정점에 이르고, 2100년에 1298만명으로 줄어든다.

미국 워싱턴대 의과대학 보건계량분석연구소(IHME)는 ‘2017~2100년 195개 국가 및 지역의 출산율·사망률·이주 및 인구 시나리오’라는 제목의 논문에서 이같이 추론했다. 최근 영국 의학전문지 랜싯에 게재된 이 논문은 전세계 195개국을 대상으로 2017~2100년 인구수와 그에 따른 경제성장 변화를 전망했다. 인구추계 결과는 ‘합계 출산율(TFR·Total Fertility Rate, 여성 1명이 가임기간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자녀수)’의 특성을 반영했다. 보통 합계출산율이 1.3명 밑으로 떨어지면 ‘초(超)저출산’ 국가로 분류된다.

특정년도의 인구는 전년도의 인구에 생애출산율에 따른 출생아수, 사망률에 따른 사망자수, 이민율에 따른 인구이동 등 3가지 변수의 합으로 산출한다. 국가별 이민자수는 1000명당 2명 내외 수준으로서 출산율과 사망률이 인구 추계에 더 중요한 영향을 미치게 된다. 이번 인구추계는 합계 출산율이 소득 증가와 피임법의 개선으로 개인의 선택이 출산에 있어 더욱 중요해졌다는 사실을 반영하고자 하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

주목할 만한 점은 북한의 인구구조 변화다. 연구소가 북한인구가 지속적으로 감소한다고 전망한 이유는 대체출산율(인구를 유지하는 기준) 2.1보다 낮은 출산율(2017년 1.32)이 2100년까지 유지될 것이라 가정한 데 따른 결과다.

연구소는 북한이 급속한 고령화에 직면해 있다고 진단하면서 저소득 국가임에도 교육수준이 높다고 했다. 현재 북한은 임금에 비해 학력이 높으며, 지속가능한 개발 목표(SDG) 달성을 위해 환경·교육에 투자하면 출산율이 1.22로 더욱 하락할 가능성도 존재한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북한도 이미 고령화가 진행 중인 상황으로 출산율 저하에 직면해있다. 북한은 외부인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며 “북한 당국이 과거에는 일률적으로 인구정책을 적용했는데, 지금은 출산 정책에 대해 이전보다 자율성이 커진 상태다. 그런 변화들이 얼마나 논문에 반영됐는지 모르겠으나, 외국인들의 입장에서는 북한의 정책을 정확하게 관찰할 수 없는 측면이 있다. 얼마나 가정을 적절하게 했고 북한의 현실을 얼마나 반영하고 있는지가 관건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북한사회 내부의 변화가 굉장히 다이내믹하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약간 탄력적으로 해석해야 한다”며 “북한 사람들이 자식을 덜 낳고 행복과 자유를 누리려는 경향은 우리나라와 비슷한 측면이 있는데, 한편으로는 생활이 안정되면서 자식을 더 낳아서 가족들과 행복하게 살고 싶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 출산율이 너무 떨어지면 노동가능인구가 줄어드는 만큼 자식을 더 낳아야 한다는 시책을 북한 정부가 충분히 내놓을 수 있다. 그렇게 되면 인구구조에도 변화가 생길 수 밖에 없다”고 부연했다.

연구소는 한국뿐 아니라 일본·태국·이탈리아·스페인 등의 23개국이 80년 뒤에는 2017년과 비교해 인구가 절반 이상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세계 인구는 당분간 증가하다가 2064년 97억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2100년이면 88억명까지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UN의 기존 연구(약 109억명)에 비해 21억명 적은 수치다. 소득수준과 여성의 교육수준이 높아질수록 개인의 선택이 중시되어 출산율이 감소하는 경향을 보인다는 점을 반영해 인구를 추계한 결과다.

이윤석 서울시립대 도시사회학과 교수는 “기본적으로 최근까지 전세계 인구가 증가하고 있는 추세”라며 “모든 국가가 출산율 저하, 인구 감소를 겪는 것은 아니다. 아프리카·남미 등 개발도상국의 출산율은 여전히 높다. 앞으로도 계속 인구는 증가할 것이고, 어느 시점부터 줄어들 것”이라면서 “정확히 몇 년도까지 인구가 증가하고, 언제부터 인구가 줄어들 것인지 등의 타이밍은 예측하기 어렵다. 하지만 ‘지금부터 꽤 오랫동안 인구가 증가할 것이고 어느 시점 이후에 감소할 것’이라는 패턴에는 많은 인구학자들이 동의한다. 인구 구조는 출산율, 사망률, 그밖의 다양한 변수에 의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계속 논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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